플랫폼 업계의 미국 실리콘밸리 출신 최고제품책임자(CPO) 영입전이 치열하다. 글로벌 빅테크 인재를 수혈, 해외 활로 모색과 최고 서비스 품질 구현을 위해서다.
오픈서베이는 지난 8월 이해민 CPO를 선임했다. 이 CPO는 2007년 구글코리아 프로덕트매니저(PM)로 입사한 후 2018년부터 미국 본사로 이동, 경력을 쌓았다. 구글에서 15년 동안 PM으로 있으면서 분야별 검색 서비스를 리드했고, 안드로이드 운용체계(OS)의 맵스(Maps) 애플리케이션(앱)을 총괄했다.
오픈서베이는 프로덕트 확장 가능성을 전망, 이 CPO를 영입했다. 데이터 처리 경험과 방향성이 오픈서베이와 맞았다고 설명했다. 오픈서베이는 지난 10년 동안의 리서치를 기반으로 방대한 양의 소비자 데이터를 축적했다. 데이터와 노하우가 만나 비즈니스와 제품 확장이 이뤄지는데 이 CPO가 제품 확장의 방향키를 잡는다.
야놀자는 9월 아마존 출신 이찬희 CPO를 영입했다. 이 CPO는 아마존에서 오프라인 신규 사업, e커머스 부문 글로벌 진출 및 프라임 멤버십 출시, 글로벌 스토어 확장 총괄 등을 역임한 프로덕트 전문가다. 아마존 해외 확장 전략을 주도했으며, 아마존의 첫 한국 진출인 '아마존×11번가'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야놀자는 이 CPO의 다양한 글로벌 시장 진출 경험이 야놀자 플랫폼 비즈니스의 글로벌 사업 확대를 가속화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 CPO는 야놀자 플랫폼의 프로덕트 총괄로서 국내외 여가 상품 확보 및 다양한 파트너십을 통해 플랫폼 네트워크를 세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정교한 개인화 및 추천 기술을 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한편 제휴점·파트너사와 동반 성장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고도화할 것으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클래스101은 7월 김태훈 CPO를 영입했다. 김 CPO는 아마존에서 글로벌 스토어, 디바이스, 오프라인 스토어, 세일즈 예측 등 중요 업무를 두루 경험했다. 30여개 제품을 동시에 개발하며 비즈니스 임팩트를 창출했다. 이와 함께 200명이 넘는 멤버를 이끌었다. 아마존의 한국 진출 프로젝트도 리드했다.
클래스101은 김 CPO가 국내 기업부터 글로벌 기업까지 전방위 글로벌 비즈니스 경험을 쌓은 전문가라는 점을 고려했다. 8월 선보인 구독서비스 '클래스101+'가 올해 안에 글로벌 통합 플랫폼으로 도약하는 만큼 김 CPO와 함께 시장에서 경쟁력을 길러 나간다는 방침이다.
CPO는 성장 기업의 핵심 인력으로 꼽힌다. 엔드 유저가 서비스를 편리하고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시장조사부터 모델 수익화까지 주도해야 해 개발은 물론 인문·사회학, 방법론 트렌드에도 섭렵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국내에서 CPO 직군이 활성화되지 않았다. 기업은 글로벌 빅테크에서 경험을 쌓은 검증받은 인재를 유치 중이다.
한 플랫폼 업계 CPO는 “이전까지 한국에서는 제품 개발과 실제 생산하는 분야의 책임자가 나뉘어 있어 시장에 맞는 제품을 내놓고 수익화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서비스 전반에 대한 기획과 리드할 수 있는 CPO 직군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며 해외에서 영입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지혜기자 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