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TRA가 운영하는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진입 지원사업'은 국내 스타트업이 자체적으로 찾기 힘든 해외 기술수요 사업을 발굴해 공유한다. 인력, 자금 등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은 글로벌 기업들이 제공하는 혼재·산재된 기회를 찾는 데 커다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혁신 아이디어와 기술을 갖추더라도 이를 사업화하는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기회는 찾는 자에게만 주어지는 특권이기 때문이다.
◇KOTRA,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정보 플랫폼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진입 지원사업은 KOTRA가 해외무역관을 통해 발굴한 글로벌 기업·기관 오픈이노베이션 기술 수요사업을 국내 스타트업에 소개해 해외 기술실증 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픈이노베이션은 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조달하면서 내부 자원을 외부와 공유해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혁신 전략이다.
127개 KOTRA 해외무역관이 상시 글로벌 기업 오픈이노베이션 수요를 발굴하면 KOTRA가 유관기관과 협업해 수요에 맞는 한국 스타트업을 모집한다. 글로벌 기업이 모집된 스타트업 리스트를 검토해서 접촉하려는 스타트업을 선정하면 KOTRA가 그 리스트를 토대로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 간 영상상담을 주선한다. 글로벌 기업이 협업하려는 스타트업을 최종 선정하면 양측이 기술실증(PoC) 등 협업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이 사업은 국내 스타트업이 가장 필요로 하는 '기회'를 모아서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다. 글로벌 기업·기관의 기술수요는 혼재·산재돼 있기 때문에 개별 기업이 하나하나 접근하기에는 많은 노력이 든다. KOTRA가 해외무역관을 가동해 자체 플랫폼에 '기회'를 정리해뒀기 때문에 어느 기업이나 탐색에 투입될 노력을 절감할 수 있다. 국내 스타트업은 이 사업으로 글로벌 기업과 협업 기회를 얻어 레퍼런스를 쌓고 이후 다른 협업이나 공동 연구개발(R&D), 수출 초석을 다질 수 있다.
음파감지 센서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누수 감지 시스템을 개발한 위플랫은 KOTRA 플랫폼에서 싱가포르 캐피털랜드 오픈이노베이션 수요를 확인하고 자체적으로 준비해 최종 선정됐다.
김지선 위플랫 실장은 “KOTRA 플랫폼을 확인하니 스마트시티, 누수 관련 내용이 있어서 이를 인지한 후 내부적으로 준비해 신청, 최종 선정됐다”면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해외 네트워크·인프라를 활용한 사후 지원
KOTRA가 제공하는 지원은 정보뿐만 아니라 해외 네트워크, 인프라 등이다. 대표 사례가 'BMW 오픈이노베이션 피칭데이'다. KOTRA는 BMW와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난 4월 서울에서 개최된 'BMW 오픈이노베이션 피칭데이'를 열었다. 선발된 스타트업 6개사는 지난 6월 독일 뮌헨 BMW 연구혁신센터에서 BMW 임직원 150여명 앞에서 피칭 기회를 얻었다. 참가 스타트업들은 현재 BMW그룹 사업부서와 PoC 프로젝트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줄리안 클라우스 BMW그룹 코리아 테크놀로지 오피스 총괄은 “BMW그룹 내부적으로도 이번 사업에 대한 반응이 좋다”면서 “내년에도 새로운 한국 스타트업을 초대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KOTRA는 이외에도 에어버스, 네슬레, 머크 등 다양한 오픈이노베이션 수요를 스타트업에 소개한다. 에어버스처럼 KOTRA가 국내 수요를 독점하는 경우도 있고 네슬레나 캐피털랜드처럼 글로벌 기업이 자체 진행하는 경우도 있다. 글로벌 기업이 자체 오픈이노베이션을 진행하는 수요는 올해 34%로 지난해(6%)에 비해 크게 늘었다.
현지에 진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언어나 인프라는 KOTRA 해외무역관이 제공한다. 특히 KOTRA '글로벌 점프 300' 프로그램에 선정된 스타트업은 연간 50여개 국내 스타트업을 선정해 1년간 진출을 희망하는 KOTRA 해외무역관 3곳으로부터 현지 시장정보와 핵심 네트워크를 통해 찾은 기회를 연결받기도 한다.
네슬레 오픈이노베이션에 최종 선정된 리틀원은 데이터 수집이 가능한 스마트 젖병 기술로 네슬레의 영유아 건강 개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이병규 리틀원 대표는 기회를 취합해 제공하는 점과 선정된 이후 글로벌 점프 300 프로그램을 통해 KOTRA 해외무역관에서 제공 받은 시장조사, 통·번역 등이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찾기 어려운 기회를 모아서 제공하는 점이 이 프로그램 최고 장점”이라면서 “기회에 고픈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좀 더 길고 꾸준하게 지원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고 밝혔다.
왕겨를 활용해 신소재인 나노 셀룰로오스를 생산하는 기술을 사업화한 에이앤폴리는 올해 싱가포르 농식품테크 부문 벤처캐피털(VC)인 아이디캐피털(ID Capital)이 개최한 '퓨처푸드아시아(FFAA) 2022'에서 우승했다.
김혜리 에이앤폴리 주임은 “에이앤폴리는 글로벌 점프 300을 통해 오픈이노베이션 정보를 얻고 뉴욕, 싱가포르 KOTRA 무역관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었다”면서 “작은 스타트업 입장에서 해외를 타깃으로 나갈 인프라가 부족한데 정보와 네트워크를 지원받을 수 있어서 해외 진출에 적극 나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