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마세라티의 세계 5위 핵심 시장입니다. 신차 '그레칼레'를 통해 Z세대를 집중 공략하겠습니다.”
기무라 다카유키 마세라티 아시아·태평양(APAC) 총괄대표는 2025년이면 MZ세대 등 젊은 고객층이 럭셔리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지난 35년간 토요타와 닛산, 볼보 등에서 사업 기획부터 영업, 인사, 고객 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를 두루 거친 자동차 업계 베테랑이다.
마세라티는 기본 가격 1억원을 호가하는 이탈리아 럭셔리카 브랜드다. 2015년 국내에서 처음 1000대 판매를 돌파한 후 브랜드 첫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떼' 신차 효과를 봤던 2017년 2000대를 넘어서며 럭셔리카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한국 시장은 결코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2020년 932대로 1000대 벽이 무너졌고 지난해 842대까지 판매량이 줄었다.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아두기에 제품 교체 주기나 기술 변화 속도가 느렸다. 마세라티가 이달 국내에 출시한 차세대 SUV '그레칼레'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기무라 대표는 “한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시장 수요가 세단에서 SUV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트렌드에 부응하기 위해 개발한 그레칼레는 벤츠 E클래스급 세단을 타던 고객의 요구를 충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레칼레의 직접 경쟁 모델은 없다”면서도 “가격 면에서 포르쉐 마칸과 비슷하고 카이엔과도 경쟁할 수 있겠으나 공간과 성능, 브랜드 명성 부문에서는 그레칼레가 앞선다”고 자신했다.
그레칼레와 기존 르반떼와 차별점에 대해서는 아날로그의 디지털 전환을 꼽았다. 그레칼레는 브랜드 역사상 처음 선보이는 디지털 시계, 취향에 따라 스킨을 변경하는 디지털 디스플레이와 헤드업 디스플레이 등을 최신 디지털 기술을 넣었다. 가격은 9900만원부터 시작한다.
기무라 대표는 그레칼레가 한국에서 르반떼 이후 주춤했던 마세라티 인지도와 판매량을 다시 한번 이끌 것으로 기대했다. 럭셔리카 브랜드로서 Z세대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그는 “르반떼 구매 고객의 평균 연령은 일본 54세, 한국 45세로 럭셔리카에 대한 한국 젊은 고객들의 선호도가 높다”면서 “이런 현상이 앞으로 더 가속화될 것으로 본다. 그레칼레를 통해 Z세대로부터 사랑받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세라티는 내년 초 그레칼레 국내 출고를 시작한다. 연간 판매 목표는 400대로 잡았다. 그는 최근 자동차 업계를 덮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 등 대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기무라 대표는 “마세라티는 스텔란티스그룹 일원으로 반도체 공급 우위에 있다”면서 “그레칼레 역시 생산에 전혀 문제가 없어 고객 수요에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세라티도 전동화 추세에 따라 전기차 제품군을 준비 중이다. 2030년까지 100% 전동화를 이룬다는 목표 아래 그레칼레 전기차 버전도 개발하고 있다. 기무라 대표는 “한국은 아·태 지역에서 가장 빠르게 전동화가 진행 중인 시장”이라며 “2030년까지 고객들의 전기차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