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태양광 모듈 재활용이 다른 나라와 비교해 뒤처졌다는 진단이 나왔다. 해결책으로 모듈 제조사 등 태양광 업계 중심의 공제 조합 설립이 꼽혔다.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한국태양에너지학회와 정치권 및 산업계는 23일 국회에서 '바람직한 태양광 폐모듈 생산자책임재활용(EPR) 토론회'를 열고 정부가 태양광 모듈 재활용 공제 조합 설립 인가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태양광 모듈은 유리, 알루미늄, 실리콘, 구리 등으로 제작돼 최대 90%까지 재활용이 가능하고 우리나라는 중대형 이차전지와 태양광 패널 재활용과 관련해 응용 및 원천기술을 보유했다”면서도 “하지만 법과 제도 부재로 재활용 산업 활성화가 어렵고 제도를 이미 운영 중인 유럽 등 선진국과 비교해 한참 뒤처졌다”고 지적했다.
앞서 정부는 오는 2023년 1월부터 태양광 폐모듈을 EPR 제도에 포함시키키로 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태양광 모듈 제조사 등이 회원사인 태양광산업협회가 제출한 공제조합 설립 신청서를 인가하지 않았다. 공제조합은 EPR 이행과 시스템 구축 등 주체가 되는 만큼 설립 여부가 관건이다.
박병욱 충북테크노파크 팀장은 “EPR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제반 시스템을 조속히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태양광 폐패널 재활용을 담당할 공제조합 인·허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EPR 대상자를 확정해야 한다”면서 “(태양광 모듈) 제조사와 판매업자, 수입업자 가운데 대상이 되는 업체를 협의하고 통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우식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EPR이 태양광 폐모듈 생산자책임재활용이라는 이름값을 하기 위해서는 모듈 기업과 협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면서 “정부는 기업과 협회가 자발적으로 EPR에 나설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양광 업계를 중심으로 한 공제조합 인가에 속도를 높여 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정부는 이 같은 태양광업계 지적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이다. 마재정 환경부 자원재활용과 과장은 “공제조합 설립을 위한 세부 요건 및 기준을 만들어 산업계에 공유하고 검토하고 있다”면서 “산업계와 힘을 모아 성공적 순환경제 사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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