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이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LG생활건강과 LG CNS만 최고경영자(CEO)를 새로 선임하고 경영환경 불확실성을 감안, 나머지 사업 경험이 풍부한 CEO는 재신임했다. LG그룹은 권영수·권봉석·신학철 3인 부회장 체제로 재편됐다.
LG는 23~24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LG는 연구개발, 고객경험, 생산, 구매, SCM, 품질·안전환경 등 분야를 망라해 철저히 미래 경쟁력 관점에서 인재를 선발했다고 밝혔다. 미래 준비의 근간이 되는 연구개발 분야 신규 임원은 31명이고, 신규 임원 114명 가운데 1970년 이후 출생이 92%를 차지했다.
구 회장은 최근 계열사 CEO들과 진행한 사업보고회에서 “사업의 미래 모습과 목표를 명확히 해 미래 준비의 실행력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상황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미래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필요한 인재 발굴, 육성 등에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LG는 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이끌 핵심 사업에서 승진 인사를 확대했다.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을 키우고 있는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에서도 승진자가 다수 배출됐다.
LG전자는 세계 1위 가전 사업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최근 흑자를 내고 있는 전장(VS)사업은 더 높은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인재를 선발했다. 글로벌 생활가전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데 기여한 류재철 H&A사업본부장이 사장, 전장사업의 턴어라운드를 주도한 은석현 VS사업본부장이 부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LG전자는 '미래준비' 및 '고객경험 혁신'에 초점을 둔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LG전자는 본사 직속으로 고객경험(CX)센터를 신설한다. 플랫폼사업센터는 본사 및 사업본부에 분산돼 있던 LG 씽큐 기획, 개발, 운영을 통합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구매/SCM경영센터는 글로벌 오퍼레이션센터로 역할과 명칭이 변경된다.
LG생활건강에서 그룹 내 첫 여성 사장 CEO로 이정애 음료 사업부장(부사장)이 승진·내정됐다. 4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오너 일가를 제외한 여성 전문경영인 CEO가 선임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5년부터 LG생활건강을 이끌어 온 차석용 부회장은 후진을 위해 물러났다. 임기 만료 시점은 2025년 3월이었다.
LG CNS는 클라우드, 빅데이터, AI 등 신기술 영역에서 탁월한 역량을 갖춘 D&A(Data Analytics & AI)사업부장 현신균 부사장을 CEO로 선임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이끌어온 김동명 부사장을 사장으로 발탁했다.
실적부진 상황에서도 유임된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LCD 사업 철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정 사장에게는 적자 늪에 빠진 LG디스플레이를 살리기 위해 인력조정과 사업구조 개편 작업이라는 숙제가 놓여졌다. 정 사장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중심의 사업구조 재편을 실시해 본격적으로 군살 줄이기와 생산효율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권혜미기자 hyeming@etnews.com,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