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동섭 SK온 대표이사가 지난주 국내 30여개 협력 업체를 만나 글로벌 완성차에 전기차 배터리 적기 공급을 위한 공동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지 대표는 국내 협력사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 설비 구축에 필요한 공급 준비를 서둘러 달라고 요청했다. 해외 거점 구축으로 현지화, 자동화에 적극 대응해 줄 것을 주문했다.
그 이유로 SK온 국내외 배터리 신규 설비 투자가 시작될 가능성이 짙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프로젝트들이 좋은 성과를 내도록 박차를 가해달라고 당부했다.
SK온 협력사 관계자는 “해외 자동차 업체들에 수출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지체할 수 없고 추가로 자동차 기업과 협력해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건설해야 한다”면서 “SK온과 미국과 유럽향 전기차 배터리 수출 품목 공급 논의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지 대표가 협력사를 만난 것은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소재·부품·장비 없이는 제품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어서다.
SK온은 2020년 이후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협력사와 비공개 회동을 진행하고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을 점검했다. SK온은 당초 대규모 설비 투자 일정이 연초 계획 대비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배터리 공급망 환경이 급변하고 코로나19에 따른 물류 대란까지 지속되고 있다. SK온은 미국 포드 자동차와 합작공장 장비 공급업체의 발주 입찰 결과가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SK온은 향후 수개월 내 미국 조지아주, 터키 앙카라, 충남 서산에 신규 생산 라인을 발주할 예정이다. 정확한 발주 규모는 확인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당초 예정된 40개 생산 라인이 순차 발주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고객사인 포드와 현대자동차 등에 공급할 조지아주부터 일부 생산 라인이 발주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SK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배터리를 미래 먹거리로 낙점했지만 현재 SK온의 프리 IPO(상장 전 지분투자) 등 자금 마련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SK 계열사 지원 등 대규모 배터리 투자금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