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철강제품 수입국에서 무역기술장벽(TBT)을 활용해 수출을 규제했지만 정부 도움으로 조기에 수출을 재개할 수 있었다.”
전평수 포스코 무역통상실 통상기획그룹 리더는 TBT 극복 요인으로 정부 측 협력을 꼽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 TBT 종합지원센터 등은 갈수록 높아지는 각국 TBT에 대응하기 위해 국내 기업별로 일대일, 맞춤형 'TBT 대응 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 리더는 “한 주요 수입국의 경우 강화된 철강 표준 인증을 제시하며 자사 제품 수입을 막아섰다”면서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해당국 담당관이 우리나라에 와서 실사를 해야 하는데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그럴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수입 규제 유예 등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국표원이 이 문제를 세계무역기구(WTO) TBT 위원회 특별 안건으로 상정하는 등 적극 도와준 덕분에 수출을 재개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전 리더는 TBT 대응 지원 효과는 수출 재개 그 이상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이번 TBT 대응 지원을 받기 전까지는 현지 (철강제품) 재고가 소진되는 등 소재 공급 부족 리스크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문제를 푸는 과정에서 현지 법인을 중심으로 현지 당국과 신뢰를 쌓고 인적 네트워크를 더욱 강화해 협상력 등을 제고한 점은 소중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
전 리더는 향후 TBT 문제는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중견, 중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까지 예외가 없을 것으로 진단했다. 각국 탄소 배출 규제가 심해지는 등 '탄소 통상'이 새로운 수출 규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과거 통상 이슈는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 등에 그쳤지만 이제는 무역 과정에서 탄소국경세와 탄소배출량 등까지 따진다. 유럽연합(EU) 탄소국경조정조치(CBAM)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 워크(IPEF), 글로벌지속가능철강협정(GSSA)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탄소 통상은 아직 실체가 불명확하기 때문에 개별 기업 단독으로 대응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이는 철강업뿐 아니라 반도체 등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는 전체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 리더는 탄소 통상 해결책으로는 국내 표준 정립을 꼽았다. 그는 “탄소 규제가 수출 리스크로 떠올랐고, 탄소배출량을 감축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면서 “하지만 탄소배출량을 측정하는 방법론에 대한 글로벌 표준이 난무하고 있어 수출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적으로 합의된 탄소배출량 측정 표준 정립이 필요하다”면서 “민간은 지금처럼 정부와 적극 협력하고 소통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국가 경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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