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자산거래소 연합체 닥사(DAXA)의 결정으로 원화마켓 거래소에서 퇴출될 위기에 놓인 위믹스(WEMIX) 코인을 코인마켓(C2C)거래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국내 복수의 C2C 거래소가 위믹스 거래지원(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고팍스 이후 실명계좌를 확보한 C2C거래소가 한 곳도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코인 거래량 감소 등으로 경영난을 겪는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신고 수리를 완료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자는 총 27곳이다. 이 가운데 원화마켓 5개사만 닥사 회원사로 속해 있기 때문에 나머지 22개 C2C 거래소는 이번 상장폐지 결정에 영향을 받지 않아 위믹스 상장에는 제한이 없다. 코인 상장 결정에 코인 발행사인 위메이드의 동의가 꼭 필요한 것도 아니다.
위메이드 입장에서도 국내 C2C 거래소의 위믹스 상장이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현재 위믹스는 게이트아이오, 비트포렉스, 오케이엑스 등 다양한 해외 거래소에도 상장돼 있다. 거래 비중은 업비트가 85% 이상으로 국내가 압도적이다. 또 유통량 가운데 국내 거래소 물량 비중도 62.6%에 이른다. 그러나 닥사의 상장 폐지 이후 이를 받아줄 외국계 거래소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다만 C2C 거래소들 사이에서도 반응은 엇갈린다. 이는 위믹스가 '독이 든 성배' 취급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과 정치권이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믹스를 받아들일 경우 부정적인 거래소 이미지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한 C2C거래소 대표는 “위믹스 상장으로 인해 유입될 이용자와 발생할 수수료 수익은 탐이 나는 것이 사실이지만, 만약 조만간 실명계좌를 확보해 닥사에 가입하려 할 때 위믹스를 다시 상장폐지하는 것도 모양새가 이상하다”며 “위믹스 상장을 진지하게 고려하는 코인거래소는 실명계좌 확보 가능성이나 의지가 없는 곳들로 한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C2C거래소 대표는 “위믹스 상장이 매력적인 것은 사실이나, 원화마켓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거래량 확대 등 실익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만약 국내 원화마켓이 5개가 아니라 10개, 20개 있었다면 이번 사건의 여파는 생각보다 크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위메이드는 거래소 지원 중단과는 별개로 본업인 게임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한다고 밝혔다.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를 통해 관련 서비스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위믹스 플레이에 온보드된 게임은 총 21개다. 애초 연내 목표로 제시한 100개 게임 온보딩은 내년 1분기로 미뤄졌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암호화폐의 쓸모에 대한 답을 게임이 줄 것”이라면서 “암호화폐는 게임에서 꽃을 피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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