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청년창업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전국 대비 창업 관심도가 낮은 대구에서 최근 청년·소셜벤처 창업 불씨가 살아나고 있다. 청년창업 요람 '클러치(CLUTCH)'는 운영 3년 만에 200여개 아이디어를 발굴했고, 지역 소셜벤처는 각종 대회에서 수상하는 성과를 끌어냈다.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센터장 이재일·이하 대구혁신센터)가 청년창업 활성화 지원을 통해 실제 인구 1000명당 창업기업 수를 획기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결과 클러치가 최근 청년창업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청년창업 플랫폼, 클러치
클러치는 대구 지역 청년창업 열기를 확산시키고 혁신 창업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창업 붐 조성의 핵심 플랫폼이다. 청년창업 저변을 넓히고 창업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2020년 도입, 3년째 이어지고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달 기준 총 참여자 2500명, 200여개 아이디어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지금은 지역 청년 창업가들에게 '창업을 위해 꼭 필요한 청년 창업가 커뮤니티'로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다.
클러치는 창업지식공유플랫폼(Clutch Class), 창업특강(Clutch The Speaker)을 통해 창업에 대한 기초지식 공유와 선배 창업가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으며 창업의 높은 벽을 허문다.
아이디어 빌딩 클러치데이(Clutch Day)를 통해 아이디어를 공유·발전시킴으로써 창업을 구체화하는 단계를 거친다. 창업 준비를 마친 청년들은 창업 프로젝트(Clutch Project) 및 창업경진대회(ClutG-Star League)에서 실제 본인들의 아이템을 검증받고 사업화를 진행하게 된다.
특히 매주 화요일 진행하는 클러치데이는 2020년 이후 3년간 100회를 돌파했고, 113명 청년 창업가가 아이디어를 발표했다. 참여한 청년들의 상당수가 예비단계를 거쳐 초기 창업단계로 진입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들 가운데 화락코스메틱은 올해 열린 창업경진대회에서 경북대 총장상을 받았고, 경북대 예비창업팀 '프로젝트 빌드업'은 '2022 GIF(Global Innovator Festa)'에서 청년리그 1위에 올라 기획재정부 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그 외 많은 클러처(창업에 관심을 두고 클러치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들이 각종 청년창업경진대회에서 상을 휩쓸었다.
대구혁신센터는 더 많은 청년이 창업에 접근할 수 있도록 대학 내 청년 창업가를 위한 전용공간인 '클러치 베타캠퍼스(Clutch Beta Campus)' 본점과 분소 5개소를 운영하고 있고, '찾아가는 클러치데이'를 운영하고 있다.
클러치 베타캠퍼스는 청년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 회의, 팀빌딩, 창업 네트워크 등을 운영하는 공간이다. 2020년 대구삼성창조캠퍼스에 본점을 개소, 현재 1개 본점과 5개 분소(계명대, 대구대, 대구한의대, 세중IS, 영남대)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클러치 베타캠퍼스는 클러치가 학교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직접 창업으로 연결되도록 학내 창업동아리와 연계 협력하고 있다.
이재일 센터장은 “클러치는 대구 청년들의 창업 도전 디딤돌이다. 청년들의 창업 관심도와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사업화를 위한 지원사업 연계에 집중할 것”이라며 “청년들이 부담 없이 창업에 대한 꿈을 꿀 수 있고, 창업 생각이 없는 청년들이라도 클러치를 통해 인식 전환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소셜벤처 지속 성장 중심, 대구혁신센터
행정안전부와 대구시 지원으로 대구혁신센터가 운영하는 '대구 청년 소셜벤처 육성사업'은 소셜벤처에 대한 지역 청년들의 관심도를 높이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018년부터 추진해 129개 소셜벤처에 사업화 자금 31억원을 지원했고, 청년 374명을 신규 채용하는 효과를 거뒀다.
대구혁신센터는 소셜벤처에 관심이 있는 지역 청년을 대상으로 다양한 특강, 포럼, 토크콘서트 등 네트워킹 프로그램을 제공해 소셜벤처에 대한 이해를 돕고,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맞춤형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소셜벤처가 적절한 시기에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단계별 진단·분석에 따른 컨설팅 프로그램을 지원해 그동안 4개 소셜벤처에 6억5000만원 투자 유치를 끌어냈다.
대구혁신센터는 아울러 비수도권 소셜벤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의 '대구 소셜벤처 플러스 육성사업'을 추진, 교육·사회·문화·환경·고용 등 지역 밀착형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문제 해결형 비즈니스 아이디어 경진대회'도 열었다.
경진대회 예선을 통과한 20개 팀을 대상으로 멘토링, 소셜벤처 판별기준 교육 등을 제공했으며, 결선에서 예비창업자 5개팀, 기존 창업자 5개팀이 수상하는 성과를 냈다. 이번 사업을 통해 스타트업들이 혁신 기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가치 있는 소셜벤처로 성장을 할 수 있도록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10월 29일 열린 '2022 대구경북 소셜벤처 온페어'를 합동 주관하며 녹색 소비문화 확산과 소셜벤처 제품 및 서비스 소비 촉진에 나서고 있다. 올해는 대구경북 소셜벤처 40여곳이 참여해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재일 센터장은 “앞으로 혁신 기술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신규 소셜벤처 발굴을 위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 나아가 지역 소셜벤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계기관과 협업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