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기술로 만든 플랫폼 '릴 에이블'과 '릴 하이브리드'로 세계 1위도 가능하다고 자신합니다.”
KT&G NGP(Next Generation Product) 사업본부를 이끌고 있는 임왕섭 본부장의 말이다. 지난 2016년 불과 8명 소규모 조직으로 출발한 KT&G NGP 사업본부는 6년 만에 KT&G의 중축으로 성장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릴 하이브리드'로 국내 시장 1위를 탈환했고 신제품 '릴 에이블'로 또 한 번 기술 혁신을 이뤘다.
KT&G NGP 사업본부는 내부서도 '철통 보안'으로 유명한 조직이다. 핵심 기술 유출을 우려한 탓이다. NGP 사업본부는 약 90명 직원이 소속돼 있고 기획과 브랜드, 운영, 개발, 특허 등 사업 전반을 담당한다.
신속한 통합의사결정 조직 구성은 새로운 시장 변화에 맞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임 본부장은 “어떤 조직이든 그렇겠지만 '이게 되겠어'라고 의문을 받던 조직에서 출발해 이제는 KT&G의 핵심 미래 성장 동력을 책임지는 조직으로 성장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KT&G의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17년 첫 제품 출시 당시 1%에 불과했지만 5년 만인 올 3분기 48%를 넘어섰다. 글로벌 담배회사 필립모리스가 진출한 국가 중 1위 사업자 지위를 내준 곳은 한국이 유일하다.
후발주자로 뛰어든 KT&G가 빠르게 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던 배경은 우월한 기술 경쟁력에 있다. 원료 가공부터 소재, 가열, 기기 작동 등 수백개 기술이 집약된 궐련형 전자담배는 후발주자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시장이었다. 그러나 발 빠른 제품 보완과 기술 연구, 신제품 출시를 무기로 국내 1위, 글로벌 3위를 차지했다.
그는 “글로벌 담배시장 전체 규모는 그대로지만 전자담배를 중심으로 흐름이 이동하고 있다. 현재 글로벌 담배시장에서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8.5%로 앞으로 규모는 더욱 커질 것”이라며 “플랫폼의 핵심 경쟁력은 해당 플랫폼에 유입하거나 좀 더 머무르게 하는 것이다. 우월한 기술력으로 디바이스라는 배타성을 가지는 것이 승부수이며 바로 시장의 변곡점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릴 하이브리드 대표 기술은 '스마트온'이다. 담배 스틱 삽입과 제거시 기기를 자동으로 온·오프하는 것으로 최근 경쟁사인 필립모리스도 유사한 기능을 '아이코스 일루마'에 적용했다.
이러한 기술은 특허를 통해 관리하고 있다. 특허 출원 수는 2017년 80건에서 2018년 217건, 2019년 365건으로 늘었다. 지난해 유럽에서만 총 233건의 특허를 출원해 삼성과 LG에 이어 3위에 오르기도 했다. 올해는 핵심 특허 선별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임 본부장은 “최근에는 특허의 양적 성장이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하고 질적 향상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며 “이를 위해 핵심특허를 선별해 별도로 관리하고 있으며 이러한 질적 향상을 통해 자사 기술 더 폭넓게 보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해외 성과도 고무적이다. 지난 2020년 필립모리스 글로벌 본사와 체결한 전자담배 유통·판매계약 체결 이후 진출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 우크라이나, 일본 3개국으로 시작해 올해 말 현재 기준 전 세계 31개국에 진출했다. 내년 초 동남아시아 국가 진출을 위한 준비 작업도 마무리 단계다. 다만 신제품 '릴 에이블' 수출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임 본부장은 “현지 시장 상황에 따라 제품 출시 전략을 달리 가져가고 있다”면서 “릴 에이블의 수출에 관해선 아직 PMI와 업무 협의 절차를 밟고 있진 않다. 국내 판매 성과가 좋다면 PMI도 수출에 긍정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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