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끼리 치르는 월드컵에서 서울시가 우승했다고나 할까요. 서울시가 디지털 격차 해소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다양한 성과를 배출했다는 것을 인정받은 결과입니다”
강요식 서울디지털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16일 '2022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SCEWC)'에서 서울시가 최고 영예인 도시전략 부문 최우수 도시로 선정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SCEWC는 2011년부터 매년 11월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 도시 박람회로 '스마트 시티 어워드'가 백미다.
스마트 시티를 선도하는 우수도시의 리더십, 혁신 아이디어 및 프로젝트를 선정해 시상하는 자리로 올해는 60여개국 337개 도시가 참여했다.
서울시는 2015년 프로젝트 분야 본상, 2016, 2019년 도시전략 본상에 이어 4번 도전 끝에 최우수상 도시로 선정됐다. 서울시 수상은 작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최종 후보엔 서울시를 비롯한 6개 도시가 이름을 올랐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 복원에 디지털 기술을 도입한 우크라이나 키이우 수상에 무게를 쏠렸다.
강 이사장은 “내심 서울시 수상을 기대했고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지만, 현지에선 키이우가 우세를 점치는 분위기”였다며 “서울시 선정이 더 놀랍고 기쁨이 클 수 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서울시는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을 제안했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소외 계층이 늘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가 추진하는 정책, 기술을 망라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디지털 격차라는 세계 도시 고민에 먼저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호평이 쏟아졌다.
라이아 보넷 바르셀로나 부시장은 “서울의 디지털 포용정책은 세계가 디지털 전환에 몰두하고 있는 시기에 불평등을 다시 일깨웠다”면서 “서울이 보여준 업적은 이번 SCEWC 모토를 진정으로 존중하고 있다. '사람에게서 영감을 받은 도시' 그리고 그 사람들은 더 이상 소외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 이사장은 서울시 수상이 우연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미국 럿거스대 전자연구소가 격년제로 시행하는 '세계 대도시 전자정부 평가'에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8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연세대DT기술경영센터,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주관하는 '스마트시티 인덱스 2022' 종합 1위, 이코노미스트 임팩트 디지털 도시지수(DCI) 4위에 랭크됐다.
강 이사장은 “서울시 스마트 시티 역량은 이미 우수성을 인정 받았다. 그 안에 디지털 포용이 핵심 가치로 자리하고 있다”면서 “통신, 이동, 교육, 안전, 활용을 기본으로 하는 디지털 5대 기본권 보장을 위해 다양한 서비스와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이사장은 “이번 수상이 서울시의 디지털 포용, 나아가 디지털 정책의 끝이 아니라 고도화의 출발점”이라면서 “재단 역할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서울스마트시티센터를 기반으로 디지털 약자를 위한 기술을 개발·확산에 속도를 내고 관련 스타트업 지원도 확대하겠다”면서 “디지털재단 안팎의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자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SCEWC 2022 최우수 도시 선정을 축하한다. 소감을 말해 달라.
▲의미가 크다. 글로벌 스마트 시티를 선정해 시상하는 것으로 한번 선정되면 10년 동안 같은 상을 받을 수 없다. 스마트시티 시상 중엔 가장 큰 규모로 도시 월드컵에서 우승했다고 볼 수 있다.
서울시는 4번 도전 끝에 최우수 도시로 선정됐다. 우크라이나 키이우가 강력한 우승 후보로 언급된 상황이었다. 수상을 하니 기쁨이 배가 됐다. 키이우는 도시 재건을 위한 디지털 서비스 접목이라는 주제로 제안을 했다. 키이우가 특별상을 받으면서 서울시가 최우수 도시로 선정될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서울시 수상은 우연이 아니다. 서울시는 미국 럿거스대 전자연구소가 격년제로 시행하는 '세계 대도시 전자정부 평가'에서 2003년부터 2018년까지 8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연세대DT기술경영센터, 영국 케임브리지대가 주관하는 '스마트시티 인덱스 2022'에서도 종합 1위를 달성했고 이코노미스트 임팩트 디지털 도시지수(DCI)에서도 4위에 올랐다.
이런 역량위에 디지털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핵심가치, 즉 디지털 포용을 반영했다. 서울시의 디지털 정책은 소외·격차 해소 관점에서 수립된다.
서울시가 최근 역점을 두는 메타버스 시정 또한 신체적 약자의 편의성을 제고하는데 상당 부분 초점을 맞췄다. 메타버스 서울 플랫폼은 타임지가 선정한 '2022 최고 발명품 200'에 포함됐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디지털 약자를 위한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포용 정책이 이행되고 있다.
-서울시 디지털 포용 정책을 자세하게 설명해 달라.
▲디지털 포용 정책 이행을 위한 단위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어디나지원단'이 있다. '어르신 디지털 나들이 지원단' 줄임말로, 디지털재단이 2019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어르신이 또래 어르신에게 스마트폰 등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가르치기 때문에 이해도 쉽고 거부감도 없다. 교육을 하는 어르신을 선발하고 인원도 지속 확대하고 있어 노인 일자리 확대 측면에서도 기여하는 바가 크다.
시니어 디지털 격차 해소 교육에 로봇도 활용한다. 교육 로봇 '리쿠'는 블루투스와 연동해 카카오톡 등 모바일 서비스 활용 방법을 교육한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한 축이다. 스마트폰이나 영화관·음식점의 키오스크를 사용하기 어려운 어르신을 위한 교육이다. 관련 기업과 손잡고 본격적으로 교육을 확산하고 있다. 로봇, 리터러시, 어디나지원단 등을 통한 교육인원은 올해 9만명에 이른다. 매년 교육 인원과 수단을 확대해 디지털 격차를 해소해 나갈 계획이다.
디지털 5대 기본권, 즉 통신·이동·교육·안전·활용에 있어서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무료 와이파이, 신체 약자를 위한 자율주행차, 저소득층 다문화 서비스인 서울런, 귀가를 돕는 안심이 서비스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SCEWC 2022에서 수상과 함께 글로벌 도시와의 교류 성과도 많았다고 들었다.
▲서울시가 2016년부터 SCEWC에서 서울관을 운영했다. 2019년부터 디지털재단이 이어받았다. 올해는 '넥스트 디지털 서울'이라는 주제로 9개 기업을 선정, 서울관을 꾸렸다. 인공지능(AI), 헬스케어, 위치정보, 물류 등 다양한 분야 기업이 참여했다.
서울관에서 기업간 매칭이 이뤄졌는데 실질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 기업과 벨기에 기업이 매칭 하루 만에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디지털재단은 영국 기술혁신센터(캐터펄트센터)와 MOU를 교환하고 실증 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우리나라의 우수 기업을 런던에 보내서 훈련을 받게 하는게 골자다.
-이번 수상으로 디지털재단의 역할이 부각될 것 같다.
▲이번 수상은 디지털재단 혁신 출발점이다.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하면서 다양한 분야에 신기술이 적용됐다. AI 확산으로 쌓인 빅데이터의 활용 가치 또한 무궁무진하다. 메타버스도 적용 분야가 확대되고 있다.
재단의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가 할 일을 더 찾고 구체화해야 한다.
일례로 서울시의 균형발전을 위한 디지털 포용 지수를 개발, 디지털 격차가 어느정도인지도 평가해보려 한다. 이렇게 가시성을 확보해야 실제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메타버스 서울 플랫폼도 곧 오픈할 예정인데 아바타 기반 플랫폼에 많은 시민이 들어와서 많은 서비스를 경험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메타버스 또한 격차 해소가 관건이다. 메타버스를 잘 이용하는 사람, 그렇지 못한 사람이 생길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또 교육이 필요하다. 이런게 결국 일자리와 산업이 되는 것 아닌가.
메타버스 윤리가이드도 수립, 곧 공개할 예정이다. 아바타 성범죄, 스토킹, 비 윤리적 행위를 막기 위한 내용을 담았다.
-앞으로 재단 운영 계획이 궁금하다.
▲AI 혁신팀 신설을 강조하고 싶다. 서울시의 행정을 과학화하는데 있어 AI 역할이 필수다. 예를 들어 CCTV, 공공와이파이, 전기차 충전소 등을 설치할 때 입지 분석에 AI가 쓰이고 있다. 또 불법 증축 건축물 파악을 위한 드론 활용도 AI 기반이다. 항공사진을 통해 건물 외형 변화를 파악하고 추적할 수 있다.
AI 기반 중소 공사장 안전시스템은 이달 중 개발이 완료된다. 앞으로 안전 관련 AI 알고리즘을 고도화해야 하는데 이 모든 업무에 AI 전문 조직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하나는 스마트시티센터 홍보와 역할 강화다. 센터는 재단장을 마치고 9월에 오픈했다. 2개 리빙랩이 주축이다.
디지털트윈랩은 서울시의 공간정보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곳이다. 디지털포용랩에서는 디지털 격차 해소를 위한 고령층 친화 표준 모델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관련 연구개발(R&D)을 하는 스타트업이 필요한 장비, 공간도 빌려준다.
디지털 기술 기반 인프라와 교육을 제공하는 거점으로 방문객이 한 달 기준 800여명에 이른다.
-디지털재단 역할이 커질수록 조직 확대 필요성도 커질 텐데.
▲서울시는 글로벌 스마트시티를 선도하는 도시로 인정 받았다. 우리가 갖고 있는 핵심 가치, 약자와의 동행이라는 목표 아래 정책과 기술을 더 고도화해야 한다. 이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 디지털재단이 앞장서겠다.
조직, 예산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 디지털전환 수요가 늘고 있지만 재단 조직과 예산은 이에 미치지 못한다. 조직 진단 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현재 대비 배 이상인 100명은 돼야 혁신적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현재 모든 공공기관이 슬림화라는 숙제를 안고 있지만 필요한 부문엔 전략적으로 투자와 증원이 이뤄질 수 있다고 본다. 정부 기조에 맞춰 효율성을 확보하면서 재단의 내외형을 키워나가겠다. 당장 어려울 수 있지만 장기 관점에서 추진한다면 조직 확대 필요성을 인정받을 것이다.
◇강요식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부산대 대학원(경영학 석사), 경남대 대학원(정치학 박사)을 졸업했다. 예편 이후 세진컴퓨터랜드 강남지점장, 대우정보시스템 과장을 거치며 ICT 분야 전문성을 쌓았다. 이후 국회의원 입법보좌관,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이사, 한국동서발전 상임감사위원, 한국조폐공사 이사 등을 역임했다.
저술 활동도 활발했다. 시인, 수필문학가, 컬럼리스트로 '공직자노트 3.0' '소셜리더십' 등 총 13권의 저서를 발간했다. 특히 소셜리더십을 통해 소셜미디어 혁명을 예고하고 디지털 전환 필요성을 역설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