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 모델이 주력이던 '팰리세이드' '스타리아' '카니발' 등 현대차그룹 대형급 레저용 차량(RV) 제품군에 하이브리드(HEV) 모델이 추가된다. 새 HEV 시스템은 모터와 가솔린 엔진을 조합해 디젤 엔진을 대체하며 현대차그룹 전동화 전략을 가속한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출시를 목표로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스타리아, 기아 카니발의 HEV 모델을 개발 중이다. 차종별로 시험 주행과 배출가스 인증 등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부터 순차 판매 예정이다.
현재 팰리세이드와 카니발은 가솔린과 디젤, 스타리아는 디젤과 액화석유가스(LPG) 등 순수 내연기관 모델만으로 제품군이 구성됐다. 세 차종에 전동화 모델을 추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세 차종에 기존 중형급 HEV 시스템보다 출력과 효율을 대폭 개선한 대형급 HEV 시스템을 탑재한다. 더 큰 차체 크기와 중량 등을 고려해 기존 현대차 싼타페, 기아 쏘렌토 등에 탑재한 1.6ℓ HEV 시스템보다 엔진 배기량과 모터 용량을 키웠다.
대형 승용·승합차용으로 설계한 HEV 시스템 엔진은 2.5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280마력, 복합 연비는 15㎞/ℓ 이상이 목표다. 기존 1.6ℓ HEV 시스템보다 출력을 50마력가량 높이면서 연비는 비슷한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이 디젤 엔진이 주력이던 대형급 RV 제품군에 HEV 모델을 도입하는 것은 디젤 모델 기피 현상과 전동화 모델 선호도 상승을 반영한 결과다. 올해 국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1위인 쏘렌토는 전체 판매량의 70% 이상을 HEV가 차지할 정도로 전동화 모델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다.
전동화 모델을 도입해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며 차량의 전체 수명 주기를 늘리는 효과도 기대된다. 그동안 디젤 엔진 등 내연기관 중심의 대형 RV 차종은 갈수록 강화되는 수출 시장에서 세계 주요국의 배출가스 규제 부담이 크게 작용했다. 다만 HEV 모델 도입 시 디젤 모델의 단종 여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향후 판매량과 시장 수요 등을 고려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대형 RV 제품군을 HEV 외에 배터리 전기차(BEV), 수소전기차(FCEV)까지 확장하는 중장기 전동화 로드맵을 세웠다. 기아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 SUV 모델인 'EV9'을 내년 상반기 출시한다. 내년 하반기부터 2024년까지 현대차가 BEV 전용 SUV 모델 '아이오닉7'과 '스타리아 FCEV' 모델, 기아가 '카니발 BEV' 모델을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새 전기차 아키텍처도 개발 중이다. 2025년 승용 전용 전기차 플랫폼 'eM'과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전용 전기차 플랫폼 'eS'를 도입한다. eM 플랫폼은 표준 모듈 적용으로 E-GMP보다 공용 범위를 확장해 모든 차급에 적용할 수 있다. eS는 스케이트보드 형태 구조로 배달과 배송, 차량호출 등 기업간거래(B2B) 수요에 대응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