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부자 5명 중 1명은 30~49세에 금융자산 10억~20억원 미만을 보유한 '신흥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금융자산 20억원 이상 보유한 50대 이상 전통부자 대비 근로소득과 부모의 지원·증여·상속으로 종잣돈을 모은 경우가 더 많았다.
4일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간한 '2022 한국 부자 보고서'에서는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20억원 미만을 보유한 30~49세 개인을 새롭게 '신흥부자'로 정의하고 이같은 특성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10억원 이상 금융자산을 보유한 한국부자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일대일 심층 인터뷰를 실시해 작성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한국 신흥부자 수는 7만8000명으로 전체 부자의 약 18.4%를 차지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 규모는 99조5000억원으로 부자의 총 금융자산에서 3.5% 비중을 차지했다.
신흥부자는 부를 축적하기 위한 종잣돈 규모를 '7억원'이라고 응답했다. 종잣돈을 모은 주된 방법은 '직접 운영하는 사업수익'(55.2%)으로 전통부자(62.7%)와 마찬가지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부동산자산 투자'는 46.0%(전통부자 52.8%)로 두 번째로 높았다.
'급여 등 근로소득'(43.7%), '부모로부터의 지원·증여·상속'(40.2%) 응답이 뒤를 이었는데 이는 전통부자 대비 각각 14.8%포인트(P), 11.4%P나 높게 나타났다.
부동산 투자로 자산을 키운 경우를 살펴보면 신흥부자는 '다세대·연립·빌라'에 투자한 비율이 높았다. 전통부자는 재건축아파트, 상가, 토지 등에 투자한 비율이 신흥부자보다 높았다.
종잣돈 마련 이후에는 전통부자에 비해 '주식'(10.3%P)과 '예적금'(3.4%P)의 금융상품을 활용하거나 금·보석 등 '기타자산'(3.6%P)으로 자산을 키운 경우가 많았다.
신흥부자의 경우 총자산 포트폴리오 중 부동산자산(64.7%)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통부자(51.9%) 대비 높았다. 신흥부자가 목표하는 총자산 구성비는 부동산자산 52%, 금융자산 36%으로 조사돼 향후 금융자산 확대와 총자산 확대를 위한 자산운용 계획을 세울 것으로 예상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는 금융자산이 10억원 이상 부자는 금융자산 비중을 축소(2019년 41.2%→2020년 39.9%→2021년 36.6%)하고 부동산자산 비중을 확대(2019년 54.3%→2020년 56.0%→2021년 59.0%)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자의 81.5%는 디지털자산 투자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에 대한 불신(39.9%), 높은 가치 변동률(36.1%) 등이 이유였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
배옥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