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모든 태양광 모듈 제조사가 폐모듈을 재활용하는 선순환 체계 구축에 참여한다. 이들은 내년 시행 예정인 태양광 폐모듈 생산자책임재활용(EPR) 제도 대응 준비를 마친 만큼 모듈 제조사 주축으로 조합을 설립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모듈 제조사가 태양광 폐모듈 재활용공제조합 설립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한국태양광산업협회 측에 밝혔다. 한화큐셀, 현대에너지솔루션, 신성이엔지, 솔라파크코리아, 에스에너지, 한솔테크닉스, 탑선, JSPV, 쏠라리버, SDN, SDPV, 솔라플렉스, 한중에너지네트웍스, 친환경기술 등 14개사다. 애초 참석 의사를 밝힌 비율은 70% 안팎에 불과했다.
모듈 제조사들은 전자제품 등 자원순환법에 의거한 의무생산자로, 재활용공제조합 설립 주체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태양광 폐모듈은 오는 2023년 1월부터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인 EPR에 포함된다. 공제조합 설립은 EPR 이행과 시스템 구축 등 주체가 되기 위한 필수 조건이다.
태양광업계는 모듈 제조사들이 주축이 돼 EPR를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폐모듈 재사용과 재활용 병행에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폐모듈 선별→재사용→재활용→에너지 회수→최종 처리 등 자체 재활용 설비를 통한 폐모듈 순환구축 체제로 재사용 모듈 수출 증대까지 이끌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듈 제조사들은 태양광 밸류체인 업체 등과 협력해 재사용 모듈 경쟁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 특히 이 같은 자체 모듈 재활용에 대해 탄소인증제(CFP)에 기반한 발전 입찰에 차등 인센티브를 받을 경우 값싼 중국산 등 수입 모듈에도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장벽이 구축되는 셈이다.
하지만 공제조합 설립 인가는 요원하다. 정부는 공제조합 설립을 신청한 한국태양광산업협회와 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 가운데 어느 곳을 선택할지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양광업계는 정부가 EPR 제도 취지대로 모듈 제조사(생산자) 중심 공제조합 설립을 조속히 인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양광업계 고위 관계자는 “국내 모듈 제조사들은 폐모듈 수급과 재활용 처리 등 사업 전반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면서 “특히 재사용 모듈 인증 체계 등 도입 및 제고로 수출 산업화하고, 자원순환 경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업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국내 태양광 산업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면서 “공제조합 설립 인가가 난 이후에는 폐모듈 재활용업체와 모듈 수입사 등 조합원들을 늘려 EPR에 탄력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활용공제조합 참여' 태양광 모듈 업체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