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MZ세대도 짐싼다...희망퇴직 '태풍'

금융권, MZ세대도 짐싼다...희망퇴직 '태풍'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지난해 5대 시중은행 희망퇴직자

금융권에 역대급 칼바람이 불고 있다. 디지털 인프라 확대와 더불어 잇따른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 영향이다. 최근 은행에서 시작한 희망퇴직은 지방은행·증권사에까지 확대됐다. 금융권에서는 손해율 악화와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보험·카드사로까지 여파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지난달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대상자 선정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상자는 전 직급 10년 이상 근무자 가운데 만 40~56세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가 희망퇴직 신청자에 포함됐다. 지난해 말 농협은행은 희망퇴직으로 총 427명을 내보냈다. 신한은행은 이달 중순 희망퇴직 관련 논의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도 비슷한 시기에 희망퇴직을 단행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희망퇴직 관련 노사 협의에 들어갔다. 내년 1월 시행이 유력하다.

은행에서 시작된 희망퇴직은 지방은행·증권사로 확산하고 있다. BNK부산은행, 경남은행은 10년 이상 근무자 대상으로 지난 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 접수를 마감했다. 부산은행은 최대 42개월치 월평균 임금, DGB대구은행은 32개월치 월평균 임금을 준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율이 높은 중소형 증권사도 잇달아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다올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까지 신입사원을 제외한 정규직 직원 대상으로 희망퇴직,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5일부터 1967년생(56세) 이상 및 근속연수 20년 이상 고직급에 대해 희망퇴직을 접수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보험사와 카드사로 희망퇴직 여파가 확대될 공산이 크다. 지난해 은행이 희망퇴직에 들어가면서 신한라이프, 교보생명 등이 동참했다. 도수 치료 등 과잉 진료가 급증하면서 보험사의 실손보험 손해율이 지난해 142.5%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12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손해율이 100%가 넘으면 보험사가 적자를 내고 있다는 의미다. 카드사도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 금리가 껑충 뛰면서 자금조달에 비상이 걸렸다. 카드사는 카드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수수료가 원가 이하로 떨어지면서 본업에서도 수익성을 내지 못하고 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역대급 실적에도 디지털 확대에 따른 지점 감소와 경기침체 우려에 대응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희망퇴직을 확대하고 있다”면서 “특히 증권·보험·카드사의 경우 내년 더 큰 한파가 예상돼 희망퇴직 또는 상시퇴직이 줄을 잇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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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