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금 수혈 마친 한샘, DT로 반등 노린다

한샘 사옥
한샘 사옥

부진의 늪에 빠졌던 한샘이 추가 투자를 받고 재도약을 준비한다. 올 한해 전사 디지털전환(DT)과 대규모 조직 개편 등 내실 다지기에 집중한 만큼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실적 개선에 드라이브를 건다는 구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은 사모펀드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롯데쇼핑으로부터 1000억원 자금 수혈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는 IMM PE가 인수금융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LTV)을 지키기 위해서다. IMM PE는 추가 투자금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내년 1월 중 한샘에 자금을 투입할 전망이다.

한샘은 재무약정 미준수 위기에 몰릴 만큼 실적과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올해 한샘의 3분기 누적 매출액은 1조5031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3% 감소했으며 누적 영업손실 1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주가도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 IMM PE 인수 당시 22만원대였던 주가는 4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주택거래량 감소와 원자재·물류 비용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바닥을 찍은 한샘은 내년 반등을 노리고 있다. 올해 한샘은 '리빙 테크' 기업 도약을 외치며 대대적인 DT 작업을 이어왔다. 한샘이 가진 국내 최대 오프라인 네트워크를 온라인과 결합해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의도다. 이러한 일환으로 선보인 채팅형 라이브커머스 '샘라이브챗'은 도입 후 리모델링 상담 신청 건수가 약 5배 이상 증가하며 고객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한샘은 내년 2월 온라인 쇼핑몰 '한샘몰'과 '한샘닷컴'을 합친 통합 플랫폼을 선보인다. 리모델링과 홈퍼니싱으로 나뉜 고객층을 하나로 모으고 오프라인 매장·대리점과 유기적인 고객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현재 플랫폼 구축을 완료하고 내부 시험 단계에 돌입했다.

특히 한샘은 DT를 통해 리모델링 사업 역량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통합 플랫폼은 리모델링 시장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가격 정보와 리모델링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맞춤형 서비스를 추천할 계획이다. 축적된 시공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한 시공 사례 분석이나 전국 2500명 리모델링 전문 인력을 활용한 영상 상담 서비스도 구상하고 있다.

지난달 단행한 조직 개편도 온·오프라인 시너지에 초점을 맞췄다. 한샘은 이번 개편에서 온라인사업본부와 인테리어사업본부를 통합해 홈퍼니싱본부를 신설했다. DT부문에는 정보기술(IT) 본부를 통합 편재하고 통합 마케팅실을 배치하는 등 힘을 싣었다.

한편 내부 효율화 작업은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한샘은 지난 8일 자회사 '한샘도무스'와 '인스테리어'를 각각 합병했다. 한샘도무스는 홈퍼니싱 수입 가구 사업, 인스테리어는 온라인 홈리모델링 중개 사업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자회사 합병을 통해 관리 비효율과 소비자 불편을 줄이고 경영 효율성을 증대해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