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철 KDI 원장 "법인세 인하 투자에 효과…혜택 집중되지 않는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 신임 원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KDI 제공)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 신임 원장이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KDI 제공)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신임 원장이 법인세 인하가 투자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부자 감세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조 원장은 1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법인세를 인하하면 투자에 긍정적이라는 건 대부분 사람이 동의하는 부분”이라며 “법인세를 감면하는데 투자가 더 위축된다는 건 논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법인세 감면에 따른 투자 효과가 어느 정도냐에 대해서는 방법론에 따라 다양한 추정치가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법인세 인하의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KDI 보고서에 대해 “(보고서의) 중요한 포인트는 법인세를 감면했을 때 혜택이 어느 한 두 사람에게 집중되는 게 아니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7월 세제개편안을 통해 법인세 최고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내리고 중소기업 특례세율을 도입하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예산안의 부수법안인 세제개편안 중 법인세는 야당과 가장 치열하게 맞서는 지점이기도 하다. 정부 발표 이후 KDI는 '법인세 세율 체계 개편안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서 “법인세 감세가 부자감세라는 주장은 정치 구호에 불과하다”고 지적하며 논쟁이 일었다. 조 원장은 이같은 논란에 대해 보고서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조 원장은 또한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고 분석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누그러질 가능성이 높긴 하지만 아직 확신하긴 어렵다”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상이 연 3.5% 안팎에서 마무리되지 않겠느냐는 신호를 시장에 지속적으로 내왔고 기본적인 관점은 KDI도 다른 생각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내년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위축된 국면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조 원장은 “지금 경제가 어려워지는 상당 부분은 순환적 측면이 있고 통화 긴축과 관련해 벌어지는 현상이기 때문에 어려움이 한없이 지속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통화 긴축이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마무리 국면이고 미국도 후반부에 가 있는 그림”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통화 긴축 효과가 시차를 두고 나타나 내년 실물경제는 어려움을 겪겠지만 금융시장은 하반기로 가면서 안정되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희망적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주가와 환율은 금리 정책의 변화, 혹은 변화를 예상해 반응할 수 있지만 경험적으로 부동산 시장은 시차를 두고 반영되기 때문에 부동산 조정 국면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다현기자 da2109@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