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기고]디지털 산림물지도, 선진국형 산림경영 관리의 초석

[전문가기고]디지털 산림물지도, 선진국형 산림경영 관리의 초석

국민과 함께 가꿔 온 산림은 우리 삶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련성을 맺고 있다. 산주와 임업인에게는 소득 및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소중한 경제자원이다. 숲 체험이나 산림생태관광 등은 볼거리와 재미를 주며, 숲이 제공하는 깨끗한 물과 맑은 공기는 국민에게 휴양과 함께 치유 시간을 누리게 해 준다. 기후 위기 시대에 탄소를 저장하고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산림은 공공재로서도 매우 중요한 사회문화자원이다.

하지만 최근 기후 위기로 인한 이상기온, 생태계 교란 등으로 우리 산림이 위협받고 있다. 산불은 연중 대형화·일상화되고 있고, 집중호우에 따른 산사태와 산림병해충 피해 등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산림을 위협하는 기후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첨단 과학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산림지도 기반의 통합적 산림재난관리체계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다.

산림청은 산림자원 육성, 산림재난 대응 강화를 위해 2022~2031년 '전국 산림물지도 구축' 사업(총사업비 278억원)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총 10년 동안 전국을 112개 유역 2만5360개 표준지로 나눠 토양 및 수분 함량 빅데이터를 구축하는데 여기에 정보통신기술(ICT), AI 등 최신 스마트 기술도 접목할 예정이다. 이 사업의 결과물은 4가지 산림정책과 연계된다.

첫째 산림자원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경제임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 임지별 산림 수분의 특성을 분석한 결과는 수종별 적합한 조림 지역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정보를 통해 적지 적수를 고려한 맞춤형 조림 지도를 고도화, 고품질의 산림자원 육성과 탄소 중립에 기여할 수 있다.

둘째 산림의 공익기능 증진을 위한 환경임업을 실현할 수 있다. 임지별 수자원 함유량을 분석한 결과로 수원 함양 기능이 우수한 산림이 어디인지 알 수 있어 수원함양림과 산림보호구역을 효율적으로 지정·관리할 수 있고, 이를 산림의 공익적 기능을 증진하고 산림보전 지불제를 도입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셋째 지역 및 국민과의 동행을 위한 사회임업을 확대할 수 있다. 수원 함양 기능이 우수한 산림의 위치정보는 국립자연휴양림 등의 산림복지 기반시설을 확대해 나가는 데 유용하다. 풍광이 수려하고 쾌적한 산림휴양 시설은 방문객에게 산림 치유 효과를 높여 주며, 국민에게 더욱 적합한 생애주기별 산림복지 정책을 추진하는 데 산림 위치정보는 효과적이다.

넷째 국민의 생명 보호와 안전관리 강화를 위한 디지털임업으로 산림재난에 대응할 수 있다. 임지별 수분 포화 특성 정보와 ICT를 활용한 디지털 플랫폼과의 연계는 가뭄 취약성 평가를 통한 산림 건조지역, 강우로 쉽게 포화하는 지역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다. 이로써 기후변화에 따른 가뭄과 집중호우로 말미암은 산불이나 산사태 발생 위험을 최소화하고 대응체계를 효과적으로 강화해 나갈 수 있다.

지난 50년이 민둥산을 푸르게 만드는 과정이었다면 앞으로 50년은 산림의 생태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경제적·환경적·사회문화적 기능을 고루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산림청은 보물과 같은 산림자원을 산림 소유자와 이용자가 모두 만족할 수 있도록 선진국형 산림경영관리를 통해 가꾸고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모두가 숲속에서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산림 르네상스 시대를 국민과 함께 열어 가겠다.

남성현 산림청장 shnam1958@kore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