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내년 겨냥 위기대응조직 신설

가전업계, 내년 겨냥 위기대응조직 신설

가전업계가 연말 조직개편을 통해 원가절감·경영 효율화 전담 조직을 연달아 신설하는 등 비상경영 체제를 예고했다.

SK매직, 위니아, 쿠첸 등 중견 가전사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경기 침체에 대비하는 전담 조직을 새로 만들었거나 조만간 신설 예정이다. 앞서 실시한 비상경영·위기대응체제도 내년 상반기까지 유지하기로 했다.

SK매직 본사 전경
SK매직 본사 전경

SK매직은 비즈니스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BPR) 테스크포스(TF)를 신설했다. TF는 전사차원 업무효율화 추진을 전담한다. 업무 프로세스 효율화, 비용 효율화, 리스크 선제 대응을 위한 전략을 수립한다. 지난 7월 위기대응체제를 가동하며 비필수 분야 예산 집행을 유예하는 등 강도 높은 긴축경영을 이어왔다. 이번 개편으로 위기대응 조직을 신설하는 한편 내년에는 올해보다 강화된 대응체계를 수립, 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대유위니아타워 종합R&D타워 전경
경기도 성남에 위치한 대유위니아타워 종합R&D타워 전경

위니아 역시 연말 조직개편에서 영업 등 핵심 조직 규모를 줄이고, 손익 개선을 위한 전담 '경영혁신팀'을 신설했다. 영업 조직을 대거 통합해 비용 절감과 빠른 의사결정을 꾀했다. 경영혁신팀이 위기 대응 전략 수립과 지원을 총괄하면서 각 부문 비용절감을 통해 이익 중심 조직 구조를 마련한다.

쿠첸도 경영 효율화와 위기 대응을 위한 조직개편을 준비 중이다. 내년 초 각 부서에 산재된 재무 등 전문가를 한 데 모아 원가절감 전담팀을 구성하기로 했다. 생산 공장에 배치될 전담팀은 생산 효율성, 공급망 관리 등으로 비용을 절감, 원가·가격 경쟁력 향상을 최우선 추진한다.

청호나이스, 휴롬, 신일전자 등도 기존 위기대응 조직을 강화하고, 내년 강도 높은 긴축경영 전략을 논의 중이다. 재고 건전성 확보와 마케팅 비용 축소, 업무 효율화 등 올해보다 한층 강화된 경영 방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에서 고객이 할인가전을 살펴보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서울 용산구 전자랜드에서 고객이 할인가전을 살펴보고 있다.(자료: 전자신문 DB)

강도 높은 긴축경영을 준비하는 것은 내년 시장 환경이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올해 세계 소비자 가전 시장은 지난해 대비 7%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역시 국내 가전 시장은 '3고(물가·금리·환율)' 현상 지속에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부진이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가전 업계 관계자는 “가전 시장 부진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연구개발, 마케팅, 조직 운영 등 전사적인 비용절감을 실시, 올해보다 강도 높은 긴축체제를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