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PC업계가 내년 전자칠판, 주변기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환율 급등, 원자재값 인상 등 경제 불안정이 지속되는 가운데 신규 수익 활로를 찾는다.
에이텍, 주연테크, 삼보컴퓨터 등은 최근 내년도 사업계획을 세우면서 이 같은 신사업 추진 전략을 수립했다.
에이텍은 전자칠판 시장에 신규 진출한다. 내년 초 조달청 물품 등록을 마친 후 서울시교육청을 중심으로 공공 시장을 공략한다. 기존 PC 조달 공급 활로와 영업 역량을 활용한다. 서울시교육청은 디지털전환 교육 기조에 따라 올해 중학교 1학년 교실 완료에 이어 내년 2·3학년 교실로 전자칠판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에이텍은 전자칠판 판매로 데스크톱에 집중된 조달 사업 수익 구조를 다각화한다.
주연테크는 PC 주변기기를 새로운 간판 사업으로 육성한다. 70%에 달했던 데스크톱, 모니터 사업 포트폴리오를 주변기기로 분산한다. 노트북 판매는 공급 물량을 조절해 숨고르기에 돌입하는 대신 웹캠과 사운드바 등 PC 대비 부담 없는 가격대 주변기기 수요에 집중한다. 주연테크 공식몰에 판매중인 로지텍 키보드와 마우스 4종도 품목을 확장해 게이밍 기어 라인업도 늘린다.
삼보컴퓨터는 조달시장에서 새로운 품목으로 판로를 넓힌다. 행정안전부 주도로 추진 중인 공공기관용 구름 운용체계(OS) 노트북 '온북' 프로젝트에 도전장을 내민다. 네이버 '웨일' 기반 노트북도 추가 개발한다. 기존 데스크톱 중심 조달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국내 PC업계는 환율 급등, 원자재값 인상, 부품 수급 차질으로 적자 등 부진한 실적이 예상된다. 에이텍은 올해 1~3분기까지 3억원가량 영업이익 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동기 25억원 흑자와 대조된다. 주연테크도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손실이 37억원에 달한다. 작년 동기 3억 손실 대비 10배 가까운 수치다. 삼보컴퓨터 역시 같은 기간 5억원 적자를 봤다.
업계는 데스크톱PC 시장 축소, 공공 조달시장 의존도 심화 등에서 벗어나 경영 내실화에 집중하며 신사업으로 수익 창출 활로를 찾는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과 공급망 등 불안정성이 쉽게 해소되지 않아 내년에도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품목 및 수요처 다변화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