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가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에 선임됐다. 컨설턴트 출신의 안세진 호텔군 총괄대표는 그룹 싱크탱크인 롯데미래전략연구소를 이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케미칼 상무도 승진했다. 그룹 안살림을 맡고 있던 롯데지주 대표 송용덕 부회장은 용퇴한다. 이에 따라 롯데지주는 신동빈 회장과 이동우 부회장 각자대표 체제가 됐다. 사실상 지주사를 총괄하게 된 이동우 부회장이 명실상부 그룹 2인자 자리를 꿰찼다.
롯데그룹은 15일 지주와 계열사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정기 임원인사를 확정했다. 인사는 글로벌 복합 위기 속에 치밀하게 미래 전략을 그려 갈 새로운 진용을 짜겠다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레고랜드 사태가 촉발한 유동성 위기와 계열사 실적 부진 등 그룹 내부에 악재가 겹겹이 쌓이면서 예년보다 인사 시기가 늦어졌고, 변화 폭도 커졌다. 특히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한 세대교체와 신상필벌에 초점이 맞춰졌다.
롯데홈쇼핑을 5년 동안 이끌며 그룹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해낸 이완신 대표는 호텔군 총괄대표 겸 호텔롯데 대표로 자리를 옮겼다. 호텔롯데는 그룹 중간지주사 역할을 하는 중책으로, 이완신 대표에 대한 두터운 신임을 방증했다. 백화점 출신이 호텔롯데 수장에 오르는 첫 사례다.
건설발 자금난이 그룹의 유동성 위기로 확산하는 것을 막기 위해 소방수로 전격 투입된 박현철 롯데건설 사장은 중대한 임무를 맡은 만큼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상품 유통 전문가인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는 롯데하이마트를 이끌 신임 대표로 내정했다.
세대교체도 일궜다. 이번 인사를 통해 롯데 최고경영자(CEO) 전체 평균 연령은 57세로 지난해보다 한 살 젊어졌다. ESG경영혁신실과 롯데헬스케어 등 신사업을 이끄는 이훈기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롯데홈쇼핑과 롯데면세점은 내부 승진을 통해 각각 TV사업본부장 김재겸 전무와 면세점한국사업본부장 김주남 전무가 대표에 올랐다. 이갑 롯데면세점 대표는 지주 커뮤니케이션실장으로 이동했다.
외부 영입도 이뤄졌다. 이창엽 전 LG생활건강 사업본부장과 김혜주 현 신한은행 상무를 각각 롯데제과·롯데멤버스 대표로 내정했다. 그룹 모태인 롯데제과 대표에 처음으로 외부 인사를 영입하며 강력한 혁신 의지를 반영했다. 김혜주 전무도 롯데멤버스 첫 외부 여성 대표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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