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고금리 기조에도 미국 시장에서 12월 판매 조건으로 주요 차종 36개월 무이자 할부와 현금 할인을 시행한다. 연말연시 재고 소진을 위해 파격 조건을 내놓고 올해 마지막 남은 기간 실적 회복 총력전을 펼친다.
현대차 미국판매법인(HMA)은 이달 판매 조건으로 36개월 무이자 할부와 90일 지급 유예 등을 제시했다. 쏘나타와 같은 일부 차종은 현금 구매 시 최대 2000달러 혜택도 내걸었다.
무이자 할부 대상 차종은 2023년형 투싼과 싼타페, 코나, 코나 일렉트릭, 싼타크루즈, 베뉴, 엘란트라, 쏘나타 등 8종이다. 여기에 오는 23일부터 내달 3일까지 무이자 할부와 함께 연말연시 연휴 보너스로 현금 500달러를 추가 지원하는 혜택을 마련했다.
공급보다 수요가 높은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팰리세이드를 비롯해 투싼과 싼타페 하이브리드(HEV), 아이오닉5와 넥쏘 전기차(EV) 등 최신 친환경차는 무이자 할부 혜택에서 제외했다.
지난 수년간 현대차를 비롯한 미국 현지 자동차 업체들은 연말연시 재고 소진을 위해 무이자 할부와 현금 할인 등 대규모 프로모션을 진행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고금리 기조로 무이자 할부와 같은 혜택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다.
현대차 역시 상반기 15종 이상에 무이자 할부를 진행했던 것과 달리 대상 차종을 다소 줄였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을 견인할 주력 차종 대다수에는 무이자 할부와 같은 조건을 유지하며 올해 마지막 남은 기간 최대한 판매량을 확대한다.
현대차는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6만3305대를 판매해 지난해 같은 기간(4만4345대)보다 43% 성장했다. 역대 11월 기준 월간 최다 판매량이다. 다만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생산 물량 수급 등 영향으로 전기차 아이오닉5 판매량은 1191대로 지난달(1570대)보다 24% 줄었다. 올해 1~11월 누적 판매량은 65만2207대를 기록하며 작년 동기(68만6741대) 대비 5%가량 감소했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올해 최고의 한 해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CNBC 방송은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를 합친 현대차그룹이 올해 미국 신차 시장에서 처음으로 사상 최고 수준인 11%대 시장 점유율을 달성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랜디 파커 HMA 최고경영자(CEO)는 “경제 역풍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지난달 사상 최대 판매 기록을 세웠다”며 “투싼과 싼타페 등 주요 차종이 계속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어 올해를 어떻게 마무리할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