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원자력 산업계 경쟁력 강화, 원전 수출 기반 확보 등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다양한 분야 원천기술을 개발·검증하고, 기업에 이전해 관련 업계 성장과 수출에 기여하고 있다.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향상된 안전설비를 갖추고, 성능을 입증해야 한다. 원자력연은 실제 발전소와 같은 조건에서 방사선 위험 없이 안전성을 검증하는 열수력 종합효과 실험 시설 '아틀라스'를 운영 중이다. 세계 3대 규모를 자랑한다.
아틀라스는 우리 원전 모델인 'APR1400'을 높이비 2분의 1, 체적비 288분의 1로 줄인 시설이다. 이는 2009년 APR1400의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2019년 미국 규제기관(US NRC) 표준설계인가 등에 기여했다.
또 아틀라스로 APR+(수출전략형 원전) 핵심 안전계통인 '피동보조급수계통' 성능검증 실험에도 쓰였다. 피동보조급수계통은 유럽 수출형 원전으로 개발 중인 'APR1000'에도 적용됐다.
사고 발생으로 녹아내린 핵연료를 냉각하는 '노외 노심용융물 냉각장치'도 원자력연이 한국수력원자력과 함께 개발하고 성능을 검증했다. 이는 한수원의 노외 노심용융물 냉각장치 적용 수출형 원전(EU-APR1400) 유럽사업자인증(EUR) 획득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가 1977년 고리 1호기 가동 후 핵연료를 전량 수입하는 가운데 핵연료 기술 확보에도 원자력연이 기여하고 있다. 원자력연 '고성능 HANA 피복관'은 외국 피복관보다 내식성이 50% 이상 높다. 원자력연은 핵분열 기체 방출을 줄이는 확산 억제 소재 기술인 '큰 결정립 소결체(UO₂)'도 개발했다. 이들은 2012년 국내 산업체로 기술 이전됐고 한수원과 한전원자력연료를 통해 상용화될 예정이다. 국내 모든 원전에 활용될 예정이다.
원자력연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통합형 원자로계통 구조 건전성 감시시스템(I-NIMS)'도 개발했다. 국내 원전에는 과거 미국 웨스팅하우스 시스템이 쓰여 국산화 및 개선이 요구됐다. 개발 기술은 수산ENS, 우리기술, 리얼게인 등으로 이전돼 상용화됐고 2018년에 국내 한빛 3·4 호기에 설치돼 운용 중이다. 내년 2월부터 다른 가동원전 6기의 노후화 외산 시스템을 대체할 예정이다. 신한울 3, 4호기 신규원전에도 설치 협의 중이다.
최기용 원자력연 지능형원자력안전연구소장은 “원자력연은 국내 원자력 산업계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용화 기술개발 요람 역할을 하고 있다”며 “우리 원자력 산업계가 더욱 성장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