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외식업은 어떤 모습일까.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가 아웃나우 성수점에서 선보인 '로보틱 쉐프' 시연에서 외식업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로보틱 쉐프는 음식을 기획하고 요리하는 행위를 로봇에 가르치는 역할을 의미한다. 로봇을 활용할 수 있도록 레시피를 단순화하고, 사람이 기피하는 작업을 로봇이 대신 수행한다.
매장에 들어서면 4개의 쿠킹셀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쿠킹셀에는 산업용 로봇팔이 사람을 대신해 각각 굽기·삶기·볶기·튀기기를 담당한다. 한쪽 편엔 2g 이내 오차로 재료를 정량 조합하는 디스펜서가 있다. 김원태 웨이브라이프스타일테크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오븐 세 개가 층층이 쌓여 있는 굽기셀은 오븐마다 250도가 넘어 사람이 일하기 어려운 공간이고, 튀기는 작업도 유증기로 말미암아 폐질환을 유발해서 꺼리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매장 스태프가 대시보드에 뜬 주문 내역을 터치하자 메뉴별로 각 쿠킹셀에 배정됐다. 덮밥은 굽기셀로 들어갔다. 매장 스태프가 넣은 우삼겹(업진살)을 로봇팔이 들어 오븐에 넣었다. 대시보드에서는 남은 조리시간을 알려줬다. 조리를 마치자 '완료'가 떴고, 이를 확인한 매장 스태프가 구워진 우삼겹과 함께 각종 재료를 밥 위에 올려 덮밥을 완성했다. 돈까스나 치킨도 재료만 튀기기셀에 올리면 로봇팔이 조리한다. 사람 손길이 필요한 곳은 재료를 넣고, 음식을 플레이팅하고, 포장하는 일이다.
김 CPO는 “현재 '페이즈 원'(Phase 1)으로, 각각의 요소 기술을 확보하는 단계”라면서 “최종 목표는 디스펜서가 조합한 재료가 컨베이어를 통해 쿠킹셀로 이동하고, 복수의 쿠킹셀에서 음식을 조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종적으론 매장 스태프가 조리를 마친 음식을 포장만 하면 된다는 게 김 CPO의 설명이다.
아웃나우는 거대한 음식 프린터와 같았다. 토너를 넣으면 컬러를 조합해서 출력하듯 재료만 넣으면 로봇이 이를 조합하고 조리해서 음식을 만든다. 과거에 집마다 프린터가 있었지만 현재는 거점에 위치한 인쇄 서비스 전문업체를 이용하듯 미래엔 아웃나우와 같은 로봇 주방에서 음식을 배달해 먹는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로봇 주방을 운영하는 핵심 기술은 로키스(Robotics Kitchen Software)로, 주방 매니저 두뇌 격이다. 레시피에 따라 주방 스태프에게 업무를 분배하고 관리하는 주방 매니저처럼 주문 메뉴를 해당 로봇 모듈에 명령을 내리고 일부 작업을 주방 스태프에게 전달하는 등 전체 주방 운영을 관제한다. 김 CPO는 “식재료가 떨어지면 최저가로 자동 발주하는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로키스를 고도화할 것”이라면서 “디지털 트윈을 목표로 현재 디지털전환 작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학기자 2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