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이 앞으로 10년 동안 사상 최대 투자를 단행한다. 태광그룹은 오는 2032년까지 10년 동안 제조, 금융, 서비스 등 주요 계열사와 사업에 총 12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1950년 창립 이래 사상 최대 규모다. 모태 기업인 태광산업에 5년 동안 8조원을 집중 투자한다.
태광그룹은 태광산업 주력인 석유화학·섬유에 총 10조원을 투입한다. 부문별로는 석유화학에 약 4조원을 쏟아붓는다. 친환경·고기능성 소재 중심으로 신사업 육성을 추진한다. 기존 공장 설비 및 환경 개선에는 약 2조원을 투자한다. 신규 섬유 사업 추진에는 1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투자가 진행되고 있는 스판덱스와 아라미드 공장 증설을 가속하고, 기존 사업 개선에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한다. 이보다 앞서 태광산업은 국내 최초로 아크릴섬유를 생산한 데 이어 스판덱스를 상업화했고, 아크릴·폴리에스터·스판덱스·나일론 등 화학섬유 일체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한 종합섬유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프로필렌, 아크릴로니트릴 등 석유화학산업에 잇달아 진출해 석유화학-섬유-직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구축했다. 이번 투자로 기존 및 신규 사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태광그룹은 금융 계열사인 흥국생명, 흥국증권, 흥국자산운용, 흥국화재, 고려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등에 약 2조원을 투자한다.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계열사 통합 데이터베이스(DB) 관리센터 신규 구축 등에 나설 예정이다. 예를 들어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인공지능(AI)을 통한 계약인수 및 보험금 지급 시스템 등을 새로 구축한다. 또 고비용인 정보기술(IT) 하드웨어(HW) 시스템 리뉴얼 작업을 진행, 보험업 경쟁력을 높인다. 고려저축은행과 예가람저축은행도 디지털 혁신을 추진한다. 미디어 계열사 티캐스트와 티알엔에는 2300억원을 투입한다. 자체 콘텐츠 개발과 인터넷·모바일 쇼핑몰 및 인프라 투자에 나선다.
태광그룹이 대규모 투자에 나선 것은 성장 정체 타개를 위해서다. 태광그룹은 이호진 전 회장의 부재 등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혀 성장동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15~2019년 5년 동안 신규 투자는 없었다. 이 기간 재계 순위는 30위권에서 40위권으로 추락했다. 태광그룹은 우수 인재도 적극 유치한다. 전 계열사에 걸쳐 약 7000명을 신규 채용할 방침이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