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조직 개편에 따른 최근 내홍에 대해 '기관장 리더십'을 통한 해결을 강조했다.
오태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20일 제22회 국가우주위원회 개최 사전브리핑 자리에서 “항우연 내부 구성원 간 이견을 어떻게 조율할 것인지 항우연 차원에서 논의해 원만하게 해결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지난 12일 항우연은 발사체연구소 신설 등 내용을 담은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발사체연구소에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고도화를 위한 반복 발사 사업을 전담하는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을 비롯해 100톤급 액체 로켓엔진 개발 등을 맡는 차세대발사체사업단, 소형발사체연구부 등이 포함됐다. 항우연은 이번 조직 개편이 한국형발사체 고도화 사업 및 차세대발사체 개발 사업 등 주요 국가 연구개발(R&D)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조직 효율화 차원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조직 개편에 따라 기존 발사체개발사업본부 소속 인력 250여명은 모두 발사체연구소 소속으로 발령됨을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누리호 발사 주역인 고정환 한국형발사체개발사업본부장이 '머리만 있고 수족은 모두 잘린 상태'라는 입장과 함께 과기정통부에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어 지난 16일 옥호남 나로우주센터장이 마찬가지로 조직 개편 반대 이유로 보직 사퇴서를 제출한 상태다.
이처럼 주요 보직 인사 줄사퇴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 예정된 누리호 3차 발사를 비롯해 차세대발사체 개발 등이 영향받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주무 부처인 과기정통부를 향해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적극적인 수습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대해 오 차관은 “누리호 고도화 사업과 차세대발사체 모두 중요한 사업이지만 항우연 인력 사정도 여의치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두고 어떻게 조직적으로 대응할 것인지 고민이 계속 있었으나 항우연 내에서 이를 효율화하는 관점 차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이어 “차세대발사체 등 예정된 사업 간 차질이 없도록 조직 정비가 필요하고 과기정통부도 이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은 함께 논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 또한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이 장관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각자 의견을 논의하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 고 본부장이 중책을 계속 맡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인희기자 leei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