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운영하는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이 분실 신고된 휴대폰을 판매해 논란이 일고 있다. 안일한 검수 절차와 불분명한 보상 체계 등 전자기기 리셀 시장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솔드아웃은 경찰에 분실 신고된 휴대폰을 거래를 중개했다. 소비자가 주문한 것은 자급제 아이폰 제품이었으나 실제로는 LG유플러스 전용 아이폰 제품이 담겨있었다. 자급제는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제조사나 오픈마켓을 통해 구매하는 공기계 휴대폰을 뜻한다. 판매자가 휴대폰 보험 제도를 악용해 제품 판매 후 의도적으로 분실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
소비자 측은 “아이폰 구매 후 유심칩이 인식되지 않아 통신사와 수리센터 등을 모두 방문했다”며 “구매한 지 2일 만에 구매 제품이 분실·도난 신고된 제품임을 알게됐다”고 설명했다.
솔드아웃의 안일한 검수 절차가 원인이다. 휴대폰 분실·도난 여부는 휴대폰 포장케이스 외부에 명시된 단말기고유식별번호(IMEI)만 검색하면 확인할 수 있다. 솔드아웃은 그간 전자기기 리셀 거래시 제품의 박스 포장 상태와 라벨지만 검수를 진행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솔드아웃 관계자는 “해당 거래 건은 자체 테크 제품 검수 기준에 근거해 정품 요건 충족 여부 검수가 이뤄졌다”며 “앞으로 셀룰러 기능이 있는 테크 제품 검수 과정에서 IMEI 조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솔드아웃은 해당 건에 대해 구매금액 100% 환불 조치할 예정이다.
이같은 문제는 리셀 시장의 특수성과 연관돼 있다. 솔드아웃, 네이버 크림 등 주요 리셀 플랫폼은 박스에 밀봉된 전자기기는 내용물을 검수하지 않는다. 리셀 거래는 '미사용 중고품' 거래가 원칙이다. 박스 포장을 뜯는 순간 제품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구매한 제품이 불량이더라도 수리·보상 문제는 제조업체 책임이라는 것을 검수 기준에 명시하고 있다. 통신판매중개업자로서 제품 보증까지는 책임지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솔드아웃은 지난 7월에도 전자기기 리셀 문제로 소비자는 물론 제조사와도 갈등을 겪었다. 당시 판매된 소니 헤드셋 제품이 초도 불량으로 확인됐지만 책임이 없다며 환불을 거부했다.
판매처로서 제품 검수 기준과 보상체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리셀 플랫폼은 신뢰도 구축이 최우선”이라며 “패션뿐 아니라 리셀 제품에 대한 전반적인 사전 검수 능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