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이 인도네시아에 1100억원을 투자해서 팜유 정제시설을 신설한다. 팜유 사업 수직계열화로 수익 극대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인도네시아에 총 1100억원을 들여서 팜유 정제시설을 짓기로 확정했다. 역대 팜유 사업 투자액 가운데 최대다. 투자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지난해 싱가포르에 세운 팜 사업 지주사 '아그파'(AGPA)가 맡는다. 포스코인터내셔널로부터 채무 보증을 받아 총 투자금을 차입할 예정이다.
정제공장 부지는 파푸아 지역에서 운영하고 있는 팜농장 인근과 칼리만탄 지역 등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정제공장을 착공해 오는 2024년 준공할 계획이다. 이로써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기름야자 열매 생산부터 착유·정제까지 팜유 생산 일관체제를 갖추게 된다. 기존에는 기름야자 열매를 생산하고, 보유한 착유 공장을 통해 생산한 팜원유를 고객사에 판매했다. 고객사는 구매한 팜원유를 정제한 후 소비자에 판매했다. 하지만 이번 다운스트림 강화로 부대비용 등 원가 부담을 줄이는 등 수익 극대화가 기대된다.
투자는 팜유 사업 확대의 일환이다. 아그파를 세운 것 자체가 신규 팜농장 확보와 팜유 정제 사업 투자 목적이었다. 팜유 가격은 올해 들어 급등했다. 연초 인도네시아 정부가 팜유 수출을 금지한 데다 해바라기씨유 최대 생산국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침공을 받아 대체 수요가 몰렸기 때문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인도네시아 팜법인은 지난 5월까지 누적 영업이익 5300만달러(약 688억원)를 기록, 연간 영업이익 목표치 5000만달러를 일찌감치 넘겼다.
팜유는 미래 자원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화장품 등 생활용품부터 친환경 바이오디젤 등 원료로 사용된다. 바이오디젤은 식물성·동물성 기름을 화학 처리한 것으로, 경유 대체 연료로 평가받고 있다. 우리 정부는 바이오디젤 비율을 현재 3.5%에서 오는 2030년 5%까지 늘릴 예정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정제 팜유를 국내에 판매할 방침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인도네시아에서 팜유 정제시설을 새로 구축하기 위해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맞다”면서 “다만 사업 일정 등 세부 사항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류태웅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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