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21일 새해 경제정책 업무보고를 받고 “경제가 어렵더라도 미래전략산업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소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산업 전반에 디지털 혁신을 가속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와 같은 투자 유인책 추진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도 기획재정부 업무보고를 대신해 진행된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집안이 어려워도 아이를 잘 가르치고 길러야 하듯 우주항공·인공지능(AI)과 같은 핵심전략기술, 미래 기술시장 선점을 위한 국가의 정책 지원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윤 대통령은 구체적으로 법인세 인하와 투자 증액분에 대한 약 10% 세액 공제 등의 인센티브를 언급했다.
정부여당은 새해 예산안과 부수법안을 통해 법인세 인하 등의 국내외 기업 투자 유인책의 국회 통과를 추진 중이나, 야당과의 협상이 진전되지 않으면서 답보 상태다.
산업 측면에서의 어려움은 '수출'로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모든 나라 경제가 어렵지만 자원 부국이나 신흥시장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나라와의 교역·경제 협력, 인프라 수주 등을 통해 우리 경제의 활로를 적극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업무보고에는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이인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등 자문위원을 비롯해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한 국무위원들과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등이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올해 대내외적 어려움에도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 경제팀이 대응을 잘해 왔다고 평가했다. 관세와 유류세 인하, 지방세 감면 등 기재부 정책에는 만족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다만 새해 고금리로 인한 자산가치 하락 영향으로 가계와 기업 부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며 더욱 안정된 물가 관리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우면 서민이 가장 힘들다. 기재부가 중심이 돼 24시간 물가 상황을 점검하고 장바구니 물가 등을 잘 살펴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다주택자 조세부담 완화도 새해 추진하라고 주문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가 임차인에게 전가되면 국민 주거부담이 더 커진다는게 윤 대통령 판단이다.
또 노동 개혁의 시급성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국정과제 점검회의를 비롯해 최근 일주일 사이 노동 개혁의 중요성을 유독 강조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우리의 성장과 발전을 가로막는 그런 잘못된 제도, 적폐를 청산하고, 제도 개선을 하기 위한 개혁을 가동시켜야 한다”면서 “노동시장에서의 이중구조 개선, 합리적 보상체계, 노노 간의 착취 시스템을 바꿔나가는 것이 노동 가치를 존중하는 것이다. 이중구조 개선이라는 측면에서 노동 개혁의 공정성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노동부패를 공직부패와 기업부패와 같은 선상에서 바라보며 개혁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노조 부패도 공직부패·기업부패와 함께 우리 사회에서 척결해야 될 3대 부패의 하나로, 엄격하게 법을 집행해야 된다”며 노조의 회계 투명성 강화를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노조 활동도 투명한 회계 위에서만 더욱 건강하게 발전할 수 있다. 새해 필요한 제도 개혁을 통해 우리 성장의 원동력으로써 반드시 이뤄내야 할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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