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리오프닝 특수에도 일할 사람이 없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전경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전경

호텔업계 구인난이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줄어든 직원을 다시 보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MZ세대의 서비스 업종 기피 현상이 확산하는 데다 신규 호텔 등장으로 인력 수요가 높아진 탓이다. 본격적인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시작된 가운데 채용 고민에 빠진 호텔이 늘어나고 있다.

롯데호텔은 이달 정규직 채용 접수를 시작했다. 롯데시티 호텔 5개 지점과 L7호텔 명동·강남 등에서 객실·예약·조리 등 전 분야에 걸쳐 채용을 실시한다. 시그니엘 서울과 부산도 인턴직원 채용에 나섰다. 롯데호텔은 지난 10월에도 대규모 정규직 채용을 실시한 바 있다.

제주드림타워복합리조트·그랜드하얏트제주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은 최근 상시 채용 체제로 전환했다. 호텔은 물론 카지노와 통합지원 부문까지 전사적으로 인력을 보충한다. 앞서 롯데관광개발은 지난해와 올해 각각 세 자릿수 이상 대규모 공개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호텔 채용 공고가 잦아지는 것은 본격적인 리오프닝 효과가 시작됐기 때문이다. 엔데믹 전환 이후 하늘길이 열리면서 외국인 고객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기간 확산한 '호캉스' 문화가 MZ세대를 중심으로 이어지면서 내국인 고객 수요도 크게 늘었다. 코로나 이전 수준을 완전히 회복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늘어나는 고객 수에 비해 인력 채용 속도는 더딘 편이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기간 호텔을 떠난 인력들이 호텔로 돌아오지 않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젊은 구직자들이 대표적인 서비스 업종인 호텔업을 기피하는 현상도 예전보다 심화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코로나 기간 늘어난 호텔이 많은 점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제주 지역의 경우 드림타워복합리조트를 비롯해 그랜드조선 제주, JW메리어트 제주 리조트 앤 스파, 파르나스 제주 등 최근 2년 새 다수의 호텔이 등장했다. 서울에도 글로벌 호텔 체인 '아코르' 그룹이 페어몬트, 소피텔, 엠갤러리 등 특급 호텔 3곳을 잇달아 오픈하는 등 신규 호텔이 꾸준히 추가되고 있다.

동북아 최대 규모로 조성되는 영종도 인스파이어 리조트도 일찌감치 채용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해 4분기 완공 예정인 인스파이어 리조트는 새해에만 3500명을 공개 채용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일부 호텔에서는 이미 5~10년차 경력 직원 이탈이 시작됐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호텔은 채용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섰다. 롯데관광개발은 새해부터 매달 구직자와 직접 소통하는 '잡콘서트'를 개최할 계획이다. 지원자가 직접 호텔 객실과 식·음시설, 카지노 등을 둘러보고 체험하며 직업 상담을 나누는 방식이다. 내달 5일부터 7일까지 서울과 제주에서 동시에 진행한다. 메이필드호텔 서울은 시니어 인력 채용 제도를 도입했다. 50대 이상 퇴직자 또는 경력 단절 인력을 적극 채용해 우수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