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판매 중인 여행자보험 가입이 급증하고 있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와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확진 여부 검사 의무 등이 사라지면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여행자보험 가입 건수는 136만1200여건으로 2021년 같은 기간 28만8800여건에 비해 4.7배 이상 증가했다.
보험료 수입도 797억원으로 전년 동기 379억원 대비 2배 이상 껑충 뛰었다. 방역조치 완화로 여행객이 늘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 전 338만여건에 비해선 아직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새해엔 여행자보험 가입자가 더 증가할 전망이다.
여행자보험은 국내나 해외여행 중 발생 가능한 상해, 질병, 배상책임손해를 보장하는 상품을 말한다. 여행 기간에만 보험이 적용돼 보험료가 1만원 미만으로 저렴한 특징이 있다.
온라인 보험비교 사이트 보험다모아에 따르면 만 34세 기준 국내여행 보험 최저 가격(사무직 종사자, 보험기간 7일 기준)은 2060원(하나손해보험)으로 나타났다. 가장 비싼 상품(삼성화재)은 9950원이었는데 최저가보다 배상책임 한도가 1000만원으로 2배에 달하고 각종 급여, 비급여 보장 내용이 더 다양했다. 필요에 따라 보장을 줄이면 가격은 내려간다.
요즘엔 여행객 사이에 해외여행뿐 아니라 국내여행에서도 여행자보험이 필수라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통신사 로밍 서비스에 여행자보험을 묶어 판매하거나 여행사 패키지 상품이나 렌터카 상품에 함께 판매하기도 한다.
악사(AXA)손해보험은 글로벌 여행·레저 이커머스 플랫폼 클룩과 함께 '다이렉트 해외 여행자보험' 상품을 출시했다. 에이스손해보험은 온라인 여행 플랫폼 마이리얼트립과 손잡고 해외 여행자보험 온라인 가입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온라인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으로 1명이 여러 명을 한꺼번에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입자를 끌어모으는 또 다른 요인이다. 예를 들어 산악회에서 단체로 산행에 간다고 하면 대표자 1명이 회원들의 여행자보험을 한꺼번에 가입할 수 있다.
특화 상품도 내놓고 있다. 하나손해보험은 코로나19로 해외에서 격리할 경우 숙박비, 식비 등 격리생활비용을 보장하는 특약을 넣은 여행자보험을 출시했다. 현대해상은 해외여행 중 주민등록등본상 거주하고 있는 국내 주택에서 발생한 강도나 절도로 입은 도난, 파손 피해를 보상하는 '해외여행 중 자택 도난손해' 담보를 담은 여행자보험을 선보였다.
보험사 고민은 여행자보험 손해율이 너무 높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여행자보험 손해율이 100% 이상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분실이나 파손을 악용하는 사례도 적잖아 보험금 지급 심사 등을 개선할 점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손해율이 높긴 하지만 지급하는 보험금은 크지 않다 보니 보험에 처음 가입하는 젊은층을 공략하기 좋은 상품이라는 점에서 손보사들이 여행자보험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표]여행자보험 주요 특징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