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삼성전자 스마트폰 카메라 생산량이 줄어들 전망이다.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은 소폭 늘지만, 중저가 모델에 탑재되는 카메라 모듈 개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카메라 모듈 업계 실적 개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저가 갤럭시A 시리즈 일부 모델의 후면 카메라 개수를 줄이기로 했다. 기존 후면 카메라 네 개를 탑재했던 갤럭시 A시리즈 일부 모델의 후면 카메라 개수가 세 개로 줄어든다. 갤럭시A 시리즈 중 어떤 모델의 카메라 개수를 줄일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사라지는 카메라는 '보케' 기능을 구현하는 심도 카메라다. '보케'란 중심 피사체를 또렷하게 표현하면서 배경은 흐릿하게 하는 기능을 말한다.
중저가 시리즈에 보케 기능을 삭제하는 건 해당 기능의 수요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소비자 사용 빈도가 높은 메인 카메라 성능을 높이는 데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수요가 낮은 스펙을 낮춘다. 중저가 스마트폰은 '소비자 판매가격'이 핵심인 만큼 카메라 개수를 줄이면 단가 절감 효과도 있다.
새해 삼성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전체 출하량도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갤럭시 A시리즈는 삼성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삼성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을 3억대로 추산하면 중저가폰은 2억대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업계에선 이번 조치로 새해 삼성전자 카메라 모듈 생산량이 8700만대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측한다.
스마트폰, 태블릿PC, 합작 개발생산(JDM)을 모두 포함한 삼성 모바일 기기 한 대당 탑재되는 평균 카메라 모듈수는 올해 4.3대에서 새해 3.8개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JDM 물량도 6000만대 이상으로 늘면서 중국 현지 카메라 모듈 탑재 비중이 늘어난다.
카메라 모듈 업계 실적에 불똥이 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한대에 탑재되는 카메라 수가 계속 늘면서 국내 카메라 모듈 업계 실적이 성장해왔다.
그러나 삼성이 카메라 모듈수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새롭게 펴면서 업계는 고부가 제품, 신사업 중심으로 실적 방어 대응책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는 흔들림방지부품(OIS), 전장카메라, 센서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고 있다.
파트론, 엠씨넥스, 파워로직스 등 주요 삼성 카메라 모듈 협력사는 올해 작년 수준을 유지하거나 소폭 역성장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소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스마트폰 성장이 정체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협력사 매출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사업이 정체되면서 새해에도 난항이 예상된다”면서 “고부가 신사업 중심으로 사업 재편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