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철도기술연구원(원장 한석윤)은 대심도 터널 수직구 건설 기간을 3분의 1 이상 단축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수직구는 지하터널을 뚫기 위한 진입로다. 굴착 장비와 자재 운반, 토사 배출, 비상 상황 대피 공간으로 사용된다. 준공 후에도 보수작업 통로, 환기구 역할을 한다.
기존에는 콘크리트 타설 방식으로 공사 기간이 길었는데, 철도연은 사전제작형인 프리캐스트 콘크리트(PC) 시공기술로 공사 기간을 크게 줄이고 경제성을 높였다.
수직구 곡면을 만드는 활모양 구조물 '세그먼트'를 공장에서 사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식이다. 세그먼트를 수직·수평으로 결합하는 철근 연결이 핵심 기술로, 이를 통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기존 수직구 세그먼트는 수직 방향으로 연결하는 공법 위주로 개발됐는데, 현재 지하구조물 내진설계 규정이 강화되고, 수평 방향 세그먼트 내진 안전성도 강조되고 있다.
나비넥타이 형태 수평회전연결재를 사용할 경우, 세그먼트 내진 성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세그먼트 간 수평 방향 연결을 시공 중 빠르고 편하게 수행할 수 있다.
4개 세그먼트가 하나의 수직구 링을 이루고, 2개 수직구 링이 완성되면 내·외벽으로 서로 연결하는데, 수평회전연결재로 이를 결합한다. 만들어진 격벽 위로는 슬래브를 얹어 다음 작업 공간을 만드는 방식이다.
철도연은 외벽, 내벽, 슬래브 등 수직구 전체에 PC를 적용했다. 공기, 노무비, 안전 등 문제점을 개선했다.
대심도 터널 50m 깊이 수직구 공사 기준, PC를 일부 혼용하는 기존 슬림폼 공법대비 36% 기간이 단축된다.
관련 연구는 철도연 중소기업지원 및 육성사업 일환으로 철도연과 엔케이이앤씨가 함께 수행했다.
이성진 철도연 책임연구원은 “개발 기술은 대심도 터널 수직구 공사뿐만 아니라, 도시철도에 인접한 옹벽 시공 등으로 적용 분야를 확대해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현재 기술이전을 통한 사업화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석윤 철도연 원장은 “수평회전연결재를 이용한 철도 구조물 공법은 철도 대심도 터널 시공 시 반드시 필요한 수직구 경제성 및 안전성을 향상시킨 기술”이라며, “계속해 경제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명품 K-철도기술 개발에 더욱 힘쓰겠다”고 전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