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플랫폼이 흑자 전환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투자 시장의 한파가 장기화되면서 자생할 수 있는 경영 체제 구축에 사활을 걸었다. 새해에도 적극적으로 수수료 인상, 비용 축소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발란은 올해 4분기 적자 규모를 1억원 이내로 줄였다. 지난해 영업적자만 185억원을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마케팅 등 불요불급한 비용을 줄이고 전사 업무 프로세스를 효율적으로 개선한 것이 주효했다. 새해부터는 흑자 전환이 가능하다고 자신하고 있다.
발란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과거에 비해 줄였음에도 고객 유입, 재방문율은 유지되고 있다”면서 “사업에 탄력이 붙어 비용 축소 이후에도 거래액이 크게 줄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트렌비도 흑자 전환에 방점을 두고 있다. 올해 4분기 적자 규모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0% 감소한 15억원 수준이 예상된다. TV 광고, 대규모 프로모션 등 거래액 확대를 위해 투입하던 변동비 규모를 대폭 줄였다. 최근 첫 오프라인 공간 '빈티지 팝업'을 오픈하는 등 새 먹거리인 리셀 사업에 필요한 투자를 이어 가고 있다.
브랜디는 창립 후 처음으로 월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브랜디는 지난 11월 운영하고 있는 '브랜디' '하이버' '서울스토어' 등 3개 플랫폼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추천을 통한 구매 및 마케팅 효율 상승, 광고 솔루션을 통한 신규 매출 성장 등이 수익 개선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이달에도 2개월 연속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입점 수수료 인상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머스트잇은 새해부터 판매자 수수료를 기존 8.0%에서 11.0%로 인상한다. 판매자 상품을 상단에 노출시켜 판매하는 프리미엄 상품의 등록 단가도 최소 33%에서 최대 41%까지 오를 예정이다. 에이블리도 이달 1일부터 정액 수수료제를 폐지하고 매출액의 3%를 판매수수료로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벤처투자 금액은 1조252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1% 감소했다. 새해에도 투자 시장에 한파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금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어 오던 패션 플랫폼에 흑자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업계에서는 새해 상반기를 고비로 보고 있다. 후속 투자를 받지 못해 기존 운영자금이 고갈되는 업체가 나타날 수 있다. 일부 업체가 낮은 기업가치를 감수하면서 투자 유치에 서두른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수익성 제고를 위한 보폭은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이 다시 활성화될 때까지 살아남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라면서 “성장세가 주춤하더라도 흑자를 꾸준히 내면서 버티는 전략을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
-
민경하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