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 금융·보험 두 형제가 기업계와 외국계로 양분돼 있는 보험업계 재편에 나선다.
KB라이프생명과 KB손해보험은 각각 조직개편과 인사를 단행하면서 새해를 맞는 채비를 마쳤다.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을 통합해서 2023년 1월 1일 출범하는 KB라이프는 생명보험 시장에서 상위권으로의 도약에 도전한다.
KB금융은 2020년 2조3000억원이 넘는 자금으로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했다. 2년여의 두 집 살림을 정리하고 기존 KB생명과 통합, 중대형 생보사로 거듭난다는 포부다.
두 회사 통합만으로 총자산 규모는 확 늘어난다. 지난 9월 말 기준 총자산은 푸르덴셜생명 23조1311억원, KB생명 10조4088억원이었다. 이를 단순 합산하면 33조5399억원이다. 하위권 생보사에서 단숨에 8위의 중대형사로 뛰어오르게 된다.
기업계인 삼성생명(총자산 279조원)과 한화(125조원)·교보생명(114조원)에 비해 여전히 작은 수준이지만 KB금융그룹이라는 인지도와 신뢰를 바탕으로 생보시장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통합 출범하는 KB라이프의 브랜드 이미지 광고 모델로 배우 윤여정을 앞세우는 등 마케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화재를 비롯해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등 기업계가 주름잡고 있다. 이 틈바구니에서 KB손보는 금융지주계에서 유일하게 업계 상위권 보험사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자동차보험 부문에서 '빅4'를 형성, 삼성화재 등을 위협할 수준으로 성장했다.
KB손보는 새해에 큰 폭의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한다. 개인마케팅본부, 법인보험대리점(GA)마케팅본부, 일반마케팅본부를 신설해서 채널별 마케팅 경쟁력 강화를 꾀함과 동시에 비대면 플랫폼 시장 지위 확대를 위해 다이렉트본부를 최고경영자(CEO) 직속 조직으로 재편했다. 손보업계에서 다이렉트 시장을 양분하는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고객 중심 고객·상품·채널(CPC) 운영체계 실행력 강화를 추진하기 위해 CPC디지털부문을 신설했다. 회사 측은 “고객 중심의 디지털·데이터 거버넌스 체계를 공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닮은꼴인 두 최고경영자(CEO)도 주목받고 있다. 이환주 KB라이프 대표이사 후보(57)와 김기환 KB손보 대표(58)는 KB국민은행 출신의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또 2021년과 2020년에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직을 맡는 등 지주와 은행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이환주 대표이사 후보의 임기는 2023년 1월 2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 2년이다. 지난 2년 동안 안정적인 조직관리 리더십과 경영능력을 인정받은 김기환 대표는 1년 연임돼 2023년 12월 31일까지 임기를 이어 가게 됐다.
김민영기자 my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