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사업권 입찰경쟁 돌입…'여객당 임대료' 변수

T1·T2·탑승동 묶어 사업권 7개로
공항 여객 수 연동해 임대료 적용
품목 조정하고 시설투자 부담 줄여
업계 "유찰 방지 고육지책" 신중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9일 신규면세사업자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현재 1터미널은 세 차례 유찰돼 공실 상태고, 2터미널은 새해 1월 중순 만료다. 이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 모습.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인천국제공항공사가 29일 신규면세사업자 입찰 공고를 게시했다. 현재 1터미널은 세 차례 유찰돼 공실 상태고, 2터미널은 새해 1월 중순 만료다. 이날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 모습.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역대 최대 규모의 인천국제공항 면세점 사업권 입찰 경쟁이 시작됐다. 입찰 사업권은 제1여객터미널(T1)·제2여객터미널(T2)·탑승동을 묶어 7개로 조정한다. 임대료 체계는 공항 여객 수에 연동한 '여객당 임대료' 제도를 도입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신규 면세사업자 선정 입찰 공고를 게시한다고 29일 밝혔다. 코로나19, 면세사업 환경 악화 등 대외환경을 고려해 불확실성 해소에 주안점을 두고 조건을 수립했다는 설명이다.

먼저 입찰 사업권은 일반 사업권 5개(63개 매장), 중소·중견 사업권 2개(14개 매장)다. 기존 터미널 별로 나뉘어있던 15개 사업권을 통합해 배분한 것이 특징이다. DF1, DF2, DF4 사업권의 경우 T1·T2 매장과 사업자 선호도가 낮은 탑승동 매장이 함께 묶였다. 탑승동, T1 내 비효율 매장 규모를 축소한 반면 T2 매장 운영 면적을 32.1% 늘린 것도 특징이다.

품목 조정도 단행했다. 가격 경쟁력이 약화된 향수·화장품 품목을 수요가 높은 주류·담배 품목과 결합해 2개 사업권으로 묶었다. 코로나19 이후 매출 비중이 증가한 패션·액세서리, 부티크 분야는 총 3개 사업권으로 구성해 사업자 진출 기회를 확대했다.

임대료 체계는 처음으로 여객당 임대료 방식을 도입한다. 공항 여객 수에 사업자가 제안한 여객당 단가를 곱해 임대료를 산정한다. 코로나19와 같이 여객 수가 급격히 변동될 경우 임대료가 조정될 수 있어 불확실성을 낮췄다는 설명이다.

새로운 매장 형태와 서비스도 선보인다. 먼저 '스마트 면세 서비스'가 도입된다. 항공기 탑승 30분전까지 모바일 환경에서 공항면세점 면세품을 구매하고 매장에서 간편하게 수령할 수 있다. T2 핵심 구역인 동·서측 출국장 전면에는 인천공항 최초로 복층형 면세 매장을 조성한다. 3·4층을 하나로 연결한 대규모 명품 부티크를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입찰부터 계약 기간은 옵션 없이 기본 10년으로 늘어난다. 사업자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기존 계약기간 중 2회 시행하도록 하던 의무 시설투자는 1회로 축소했다.

사업자는 공사가 복수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한 후 관세청이 공사 평가 결과를 50% 반영해 단수로 선정한다. 입찰 제안서 마감 시한은 새해 2월 22일이다. 최종 낙찰자 결정, 계약체결을 거쳐 이르면 오는 7월부터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번 입찰에 대해 업계는 신중한 반응이다. 공사가 사업권 통합, 품목 조정 등 유찰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을 내놨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인천공항 사업자 입찰은 코로나 기간 세 차례 유찰된 바 있다. 특히 여객당 임대료 산정 방식에 대한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화장품·향수·주류·담배를 취급하는 DF1 사업권의 여객당 임대료 최저 수용 금액은 5346원이다. 공사가 전망한 내년도 국제 여객수(4710만명)를 대입할 경우 월 최소 임대료는 210억원 수준이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여객 수요와 면세점 매출이 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임대료 문제에 대한 고민이 클 것으로 보인다”며 “사업권별 분석을 통해 충실히 입찰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