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올해 8월 보호주의 산업통상 정책이 담긴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서명했다. IRA는 북미에서 최종 조립한 전기차에만 최대 7500달러(약 950만원)의 보조금 혜택을 준다. 미국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IRA를 마련했지만 한국을 비롯해 외국산 전기차까지 혜택에서 제외하면서 동맹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IRA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대규모 전기차 공장 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국산 전기차가 차별받게 됐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한국 정부와 국회는 즉각 설득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한국 측 문제 제기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아직 구체적인 후속 조치는 내놓지 않았다. 한국 정부는 법 개정에 초점을 맞추는 동시에 보조금 하위 규정에 예외 요건을 마련해 해법을 찾자며 미국과 협상하며 설득 중이다.
미국 재무부는 하위 세부 규정을 만들어 새해 3월부터 시행하겠다는 일정을 제시했다. 이 규정에 얼마나 한국을 비롯한 동맹의 요구를 수용할지가 향후 사태 해결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앞으로 미국이 전기차 세액공제 하위규정을 완화하거나 상업용 전기차 범위를 확대하면 한국 배터리 기업이 혜택을 보거나 한국 자동차 업체가 전체적으로 받는 피해를 일부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