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주호영 “새해 3대 개혁 추진 역점...국민 지지 더 끌어모을 것”

노동·교육·연금개혁 안정적 시작
반도체산업·신시장 발굴 지원
국민통합·서민경제 활력 절실
현장 목소리 적극 반영 정책 추진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당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항상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지난 2020년 보수정당이 총선에서 참패한 뒤 원내대표로 등장해 해결사로서 활약했던 그는 지난해 9월 다시 원내대표 자리에 올랐다. 혼란에 빠졌던 당은 이후 빠르게 안정을 찾았고 윤석열 정부의 임기 첫해를 뒷받침하는 성과를 냈다.

주 원내대표는 정치권에서 '합리적 보수주의자'로 꼽힌다. 당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등장해 소방관 역할을 한 것도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으로 인해 당 안팎으로 신망이 두텁기 때문이다. 보수정당이 겪은 두 차례 위기를 직접 해결하고 여소야대 정국 속에서 야당과의 협상도 이끌어내며 정치력를 발휘했다.

주 원내대표는 2023년도 예산안 통과가 여야 협상으로 인해 늦어진 점에 국민들에게 머리를 숙였다. 하지만 민생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들 마음속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는 각오도 밝혔다. 이를 통해 국민에게 진정성을 인정받겠다는 생각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원내대표에 오른 지 약 4개월여가 지났다. 지난 4개월 동안 거둔 성과와 정권교체 이후 여당으로서 거둔 성과는 무엇인가?

▲우선 여소야대의 어려운 상황에서 거듭된 협상 끝에 예산안을 합의 통과시킨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비록 법정 기한은 많이 넘겼지만 연말까지 가지 않아서 참으로 다행스럽다. 2014년 국회법 개정 이후에는 12월 9일을 넘긴 적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지키지 못하게 돼서 국민 여러분께 참으로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여당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도 많지만 169석의 거대 민주당 동의 없이는 처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민주당이 정부원안을 일방적으로 감액한 수정안까지 준비한 상황이었기에 최대한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을 지켜내며 협의를 끌어냈다. 이로 인해 윤석열 정부가 새로운 정책과 경제 목표에 따라 힘차게 출발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한 가지 더 이야기하면 집권 초기에 혼란한 당의 상황을 잘 극복해냈다는 것이다. 당과 정부, 대통령실이 원팀이 돼 집권여당으로서 안정감을 주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그 결과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도 다시 40%를 넘었고 당 지지율 역시 40%대를 회복하고 민주당을 역전한 결과도 나왔다. 더 열심히 해서 국민 신뢰를 완전히 회복하고 다가올 전당대회도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난 4개월 동안 가장 아쉬웠던 점은 무엇인가?

▲의석수의 한계로 인해서 초기 새 정부의 국정동력을 확실하게 뒷받침하지 못했다는 비판에 직면한 것이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힘으로 밀어붙이는 야당을 설득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선에서 패배했음에도 여전히 날치기 법안 통과, 안건조정위 꼼수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정을 방해했다. 그래도 이런 야당의 횡포에 맞서 싸울 것은 싸우고 협상할 것을 협상하며 최선의 결과를 얻어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이 경제적, 안보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인데 국민들의 한숨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로지 이재명 지키기와 윤석열 정부 깎아내리기에만 몰두하는 야당의 행태도 매우 아쉽다. 개인 비리는 개인에게 맡기고 민주당은 이제라도 초당적 협력을 통해 나라 살리기에 적극 동참해주면 좋겠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가 새해 중점적으로 펼치고 싶은 정책이나 정치는 무엇인가?

▲대통령께서 2023년은 개혁추진 원년이 돼야 한다고 했는데, 국민의힘 역시 3대 개혁인 노동개혁, 교육개혁, 연금개혁을 안정적으로 시작하고 진행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다. 또 세계적인 경제위기 속에서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우리 경제도 많이 어려운 상황이기에 무엇보다 서민경제를 살리는 데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 지난 화물연대 불법파업에 단호하게 대응한 것에 국민 여러분께서도 지지를 보내주셨는데, 노동자 안전과 권리도 당연히 보장하겠지만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법과 원칙에 따른 노사문화를 반드시 정착시킬 것이다. 국가 성장동력을 키우고 이를 뒷받침할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야 하는데 우리 경제의 5분의 1을 감당하는 반도체산업 등에 대한 국가적 지원도 필요하다. 미국, 중국, 일본, 대만, 유럽 등 세계 각국이 반도체 분야에 사활을 걸고 세제 혜택 등 기업 유치에 공격적 행보를 감행하고 있는데 우리 기업만 힘든 싸움을 하지 않도록 우리 당만 아니라 국회 차원의 정책역량을 총집결해야 할 것이다.

-미중 패권 경쟁,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복합위기 속에서 국내 산업을 보호하고 성장시키기 위한 국민의힘의 방안은?

▲단기적으로는 법인세 인하, 비과세 혜택의 정비로 산업계가 직면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어야 한다.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 현상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기업이 유동성 압박에 내몰리면서 부실화, 부도 위험성까지 안고 있다. 무엇보다 기업 활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또 미중패권 경쟁 여파로 최대 무역국 중 하나인 중국과의 교역 부진이 경제 위기를 일으킨 원인의 한 축으로 지적되는 만큼 중국시장에서의 경쟁력, 활력 제고와 함께 신시장 발굴에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한편으로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지원하는 리쇼어링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역발상으로 해외에 본사를 둔 유수 기업을 국내로 유치하는 니어쇼어링 정책을 통해서 국내 산업과의 연계를 도모하는 방향도 검토해 봐야 한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주호영 원내대표가 생각하는 2023년도 국가적인 위기 요인과 기회 요인은 무엇인가?

▲안보와 경제, 그리고 국민통합 이렇게 세 가지 분야에 있어 위기 요인이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고 추가 핵실험을 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미국과 중국의 대립도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안보에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위기도 만만치 않다. 현재 미국과 우리나라의 금리차가 1.25%인데 미국 연방준비이사회가 2023년에도 추가금리 인상을 시사하고 있어 국내 금리 역시 추가 인상을 피하기 어렵고 연쇄적으로 환율, 기업 유동성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가 오랜 시간 불황형 흑자 형태로 성장을 해온 탓에 더 이상 인력감축, 비용절감 등에 나설 수 없고 기업의 수출경쟁력이 급격히 하락하고 있어 새해부터는 본격적인 한계상황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가 장기화할 경우 회복하기 어려운 경제위기에 빠질 수 있어서 걱정이다. 무엇보다 국민통합이 제일 걱정인데, 지난 정권 5년간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은 상황에 따라 자신들의 유불리를 따지며 보수와 진보, 영남과 호남, 남자와 여자, 어르신과 청년, 기업가와 노동자, 부자와 가난한자 등으로 나눠 갈라치기를 해 왔다. 이에 대한 앙금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 어떻게 이를 해소하고 통합하느냐에 따라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위기 요인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우선 윤석열 정부는 법과 원칙에 따라 모두에게 공정하고 자유로운 나라를 만들어 간다는 확고한 철학이 있다. 지난 정부는 친노조 성향 정책으로 기업들의 어려움이 많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노동자와 기업 모두에 공정한 정책을 추구한다. 대외적으로도 특정 국가의 눈치를 보기보다 철저히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다. 두 번째는 우리의 많은 산업이 세계시장에서 확실히 인정받고 있다는 점이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에 이어 최근에는 방산수출도 활력을 띠고 있으며 원전산업 역시 다시 일어설 준비가 되었다. 또 드라마나 K-팝과 같은 문화산업도 이제는 우리가 세계에서 앞자리를 다툴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아직도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되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근면·성실한 우리 국민의 우수한 기질이 가장 희망을 주는 점이다. 반만년 역사에서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이를 극복해냈고, 6·25전쟁부터 IMF나 외환위기 등을 거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전진하는 우리 국민들이 있기에 우리나라는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 잠재력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국민의힘 새해 정책 방향은 무엇인가?

▲21대 국회는 여야가 의석수에서 절대적 차이가 나고 있어 정부 국정과제를 백업하기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야당의 독단적 의회운영을 제어할 길이 없기 때문에 정부 성공과 국정과제 동력을 얻으려면 국민적 지지가 반드시 필요하다. 따라서 민생을 더 챙기고 현장 목소리를 적극 반영한 정책을 중심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궁극적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바탕으로 2024년도 총선 승리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개혁과 국가발전을 이루어내는 것에 목표를 맞추고 나아갈 것이다.

-고물가·고금리·고유가 등 3고 현상과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국민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민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코로나19에 이어 경제적 어려움이 길어지면서 국민들께서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계신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고통이 길어지지 않도록 우리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라는 약속을 드린다. 야당과도 긴밀한 협력을 이끌어내서 경제적 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수출, 투자 등 민간활력 회복에 총력하고 물가, 생활비 부담은 최대한 낮춰가면서도 일자리 안전망 확충에 힘쓰겠다. 조금만 참고 견디면 어려움은 지나가기 마련이다. 정부, 기업, 민간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는 위기를 극복하고 세계에 우뚝 선 경험이 여러 번 있는 저력 있는 민족이 아닌가. 우리 국민과 함께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 3만불의 벽을 넘고 4만불의 시대로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주호영 원내대표에게 정치란 무엇인가?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요익중생(饒益衆生), 즉 생명 있는 모든 것을 이롭게 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우리가 가진 자유민주주의 체제 안에서 우리 국민을 잘살게 하고 우리 자연을 잘 살리는 것이다. 이러한 목표에는 여도 없고 야도 없으며, 진보도 없고 보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모두가 힘을 합쳐야 하고, 이견이 있는 부분에서는 어떻게 하면 국민들을 잘살 수 있게 할지 고민하고 토론하고 협상해서 결과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면 각자 편을 갈라서 자기 편만 위한 정치를 하게 되기 때문에 국민에게 불신을 받게 되고 혐오의 대상이 되는 것이다. 우리 정치가 조금이나마 발전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주호영 원내대표는

5선 국회의원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1982년 영남대를 졸업했고 같은 해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이후 대구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거친 뒤 제17대 국회에서 처음으로 국회의원이 됐다. 합리적 보수주의자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 원내수석부대표, 초대 특임장관(이명박 정부)과 당 정책위의장, 국회정보위원장 등을 거쳤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와 초대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을 역임하며 정치력을 인정받있다. 지난 9월부터는 다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맡아 당내 위기를 수습하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뛰고 있다.

최기창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