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호황인데, 공장·인력·자금 모두 키워야죠" 매년 2배 성장 중인 이노메트리

이노메트리 직원이 장비를 살피고 있다.
이노메트리 직원이 장비를 살피고 있다.

경기도 화성시 동남쪽 정남산업단지에 위치한 이노메트리. 지난 3월 이후 9개월여만에 다시 찾은 회사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유일했던 공장은 어느새 옆 회사 건물로 확장했고, 차로 1~2분 떨어진 곳에는 또 다른 공장이 가동되고 있었다. 더욱 인상적인 건 3개 공장 모두 빈 곳 없이 대형 장비들이 바삐 조립되고 있었던 점. 김영주 이노메트리 개발본부장은 “발주가 늘고 있는 데다, 고객별 맞춤형 대응을 위해 7월과 10월에 각각 2공장과 3공장을 확보하고 각각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노메트리는 전기차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곳이다. 전기차 배터리가 설계에 맞게 생산됐는지, 이상 접합 부위나 불량은 없는지 찾아내는 '배터리 검사 장비'를 만들어서다.

자동차 안전은 생명과 직결돼 배터리 검사는 필수. 노트북·스마트폰과 같은 IT 제품이나 가전보다 안전기준이 더 까다롭다. 그만큼 검사 항목이나 빈도가 더 많고, 제조사에서 찾는 장비 수가 늘고 있다.

이는 회사 실적에 고스란히 나타난다. 2021년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46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는데, 2022년에는 3분기 만에 전년 연간 매출을 초과했다. 이갑수 대표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 496억원을 기록했고, 수주잔고는 506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면서 “2022년에도 2배 가까운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 확대→배터리 공급 증가→검사 수요 확대'의 선순환뿐만 아니라 새로운 검사 수요가 생기고 있는 점도 회사에 고무적이다. 김영주 개발본부장은 “과거에는 극판 정렬이나 간극 등을 살폈다면 최근에는 검사를 늘려서라도 배터리 내부에 또 다른 화재 발생 요인이 없는지 확인하고자 하는 완성차 업체들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며 “검사 장비 업계에는 시장 확대의 기회가 생기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배터리 제조라인당 1~2대 투입되던 검사 장비가 최근에는 2~4대로 늘어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노메트리 1~3공장 전경.
이노메트리 1~3공장 전경.
조립 중인 배터리 검사장비들 모습.
조립 중인 배터리 검사장비들 모습.

이노메트리가 3공장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인력도 2배 이상 증원을 추진하는 것도 이런 시장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주요 고객사인 국내 배터리 3사가 공격적인 증설을 추진하고 있는 데다, 늘어나는 검사 항목까지 더해져 장비의 적기 제조 및 납품이 중요해졌다.

이갑수 대표는 “매출로 환산할 때 1500억원 이상 안정적으로 양산 가능한 수준으로 생산능력을 끌어올렸으며 3분기 말 현재 현금 유동성 500억원 수준에, 여신한도도 300억원까지 추가해 최대 800억원의 유동성을 마련했다”면서 “안정적인 생산능력과 자금력으로 대량 수주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곳곳에는 배터리 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일정 수준 이뤄진 설비 투자로 수요가 다시 줄어드는 건 아닐까. 이갑수 대표는 아직 멀었다고 했다. 그는 “전쟁과 코로나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소 202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은 확실하다”면서 “성장 속도가 느려질 순 있어도 배터리 원료가 고갈된다는 2030년까지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 이노메트리 공장 한쪽에 가림막으로 둘러친 장비가 눈에 띄었다. 회사 관계자는 배터리 셀을 쌓는 스태킹 장비로 소개하면서 “기존에 없던 속도를 구현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노메트리는 배터리 검사에서 제조로 사업 확장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갑수 이노메트리 대표
이갑수 이노메트리 대표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