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업계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는 서버용 DDR5 D램 시장이 하반기부터 본격 형성될 전망이다. 인텔이 DDR5를 지원하는 서버용 중앙처리장치(CPU)를 이달 선보이지만 대량 생산은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해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5월 차세대 서버용 CPU '사파이어 래피즈' 생산을 확대(램프업)한다. 공식 출시 일정은 1월 10일이지만 초도 물량과 샘플 공급만 이뤄질 전망이다. 사파이어 래피즈는 DDR5 D램을 최초 지원, 차세대 D램 시장 개화를 좌우할 제품으로 관심을 모았다.
서버용 DDR5 D램은 이미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최근 12나노미터급 공정으로 16기가비트(Gb) DDR5 D램을, SK하이닉스는 초고속 서버용 DDR5 D램을 개발했다. 그러나 DDR5를 지원하는 CPU 부재로, 데이터센터에는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일부 테스트 용도로만 적용하는 수준이다.
DDR5 D램 시장을 조성할 '열쇠'는 인텔이 쥐고 있다. 인텔이 사파이어 래피즈를 출시하면 데이터센터 CPU 교체 수요와 함께 DDR5 D램이 탑재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텔은 서버용 CPU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다.
사파이어 래피즈 생산량이 늘어나는 5월 이후 DDR5 D램 공급이 본격화돼 시장 개화는 예상보다 늦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박재근 반도체디스플레이기술학회장(한양대 교수)은 “데이터센터 업체의 현장 검증 작업을 진행하게 되면 실질적인 DDR5 D램 판매는 3~4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버용 DDR5 D램 시장 형성이 지연되면서 메모리 업계는 당분간 혹한기를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스마트폰과 PC용 D램 수요 둔화에 이어 올해 데이터센터 업체들의 설비 투자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파이어 래피즈가 출시되더라도 서버 교체 수요가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D램 재고량이 꾸준히 늘어나면서 가격 인하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DDR5 D램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지만 예상보다 시장 성장이 더딜 경우 어려움이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