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복합 위기를 극복하고 속도감 있는 혁신을 위해 조직 재정비에 나섰다. 올해에도 국내외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우려되면서 수익 창출과 미래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새해 네이버 클로바CIC·네이버웍스·파파고·웨일 조직을 네이버클라우드로 통합하면서 '뉴클라우드' 조직을 탄생시켰다. 네이버 설립 이래 최대 규모 조직 통합이다. 네이버클라우드 이사회는 새로운 네이버클라우드 수장으로 김유원 공동대표를 단독대표로 선임했다.
2000여명 조직으로 확대된 네이버클라우드는 자체 클라우드 상품과 기술력에 인공지능(AI), 웹 기반기술과 네이버웍스(일본 서비스명 라인웍스), 파파고 번역서비스 등의 기업간거래(B2B) 솔루션을 더해 한층 경쟁력 있는 글로벌 기술법인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
이번 조직 통합으로 기존 네이버 클로바CIC의 정석근 대표는 클라우드에서 CSO 직책을 맡게 됐다. 클로바의 개발조직도 김유원 대표 직속으로 배치됐다. 클로바에 비해 상대적으로 조직 규모가 작은 파파고, 웨일의 책임리더들은 직책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뉴클라우드' 조직원을 대상으로 직원 설명회도 개최된다.
김유원 대표는 “하이퍼클로바 등 네이버의 글로벌 최고 수준 기술력과 클라우드 플랫폼의 결합으로 네이버클라우드는 더 많은 파트너들이 고도화된 기술 생태계로 접근할 수 있게 돕고 자체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며 “네이버클라우드 개발자들은 기술 트렌드를 주도하는 '프로덕트'를 선보일 것이며, 모두가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키우며 성장할 수 있게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비스 장애 사태 수습과 고객 신뢰 재건이라는 숙제를 안고 있는 카카오는 비상 경영을 종료하고 경영 정상화에 나섰다. 2일 장애 사태 대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해체했고, 그간 비대위 소위원회를 이끌어온 소위원장들은 이날 인사 발령으로 원래 자리로 복귀했다. 먹통 사태 79일만이다.
비대위 재발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을 맡은 남궁훈 전 대표는 미래전략 기획 조직 미래이니셔티브센터 상근고문을 맡아 카카오의 미래 사업, 글로벌 진출 등을 자문할 예정이다. 고우찬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최고클라우드책임자(CCO)는 재발방지대책 소위원회에서 카카오 인프라 부문으로 이동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 직속으로 신설된 인프라 부문은 기존 정보기술(IT) 엔지니어링 전담조직이 격상된 것으로, 카카오의 기존 인프라를 보완하고 새로운 데이터센터 구축에 전담한다.
비대위가 공식 해체됐지만 남은 피해 수습과 함께 SK㈜ C&C간 법적 다툼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동시에 카카오 서비스 개편을 통해 수익성을 강화하고 신사업에도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는 '숏폼' 콘텐츠를 카카오톡 프로필과 결합하고, 프로필에 세로 스크롤 기능을 도입해 각종 콘텐츠를 더 쉽게 소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대대적인 카카오톡 개편을 준비 중이다. 또 카카오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사업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콘텐츠 사업의 해외 확장에도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