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금융, 마이데이터 재시동…삼성카드 출격

내달 징계기간 1년 만료 앞두고
금융 당국에 예비허가 인가 신청
소비·결제 데이터 활용 가장 시급
삼성생명도 사업 방향 본격 검토

삼성금융, 마이데이터 재시동…삼성카드 출격

삼성금융네트웍스 계열사들이 새해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사업 진출에 시동을 건다. 지난해 초 금융감독원 중징계가 확정된 후 삼성금융 계열사들이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진출이 불가능했는데 새해 들어와 징계기간 만료를 앞두고 신사업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2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삼성카드가 최근 당국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인가를 신청했다. 삼성금융네트웍스 계열사 가운데 가장 먼저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확보에 나서게 됐다.

삼성금융네트웍스 계열사들은 지난해 초 삼성생명이 암보험금 미지급 사유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기관경고 1년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당국의 인허가가 필요한 신사업 진출이 1년 동안 불가능, 마이데이터 시장에 진입하지 못했다.

이 영향으로 삼성생명이 대주주로 있는 삼성카드, 삼성증권, 삼성자산운용 등 자회사들도 발이 묶였다. 반면에 경쟁사인 6개 신용카드사(KB국민·신한·비씨·우리·하나·롯데카드)를 비롯해 다수의 증권·보험사들이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삼성금융네트웍스는 통합 앱 '모니모'를 앞세워 계열사 중심 서비스를 우선 선보였다. 카드·증권·보험 앱에 흩어진 기능을 모니모에서 통합,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 계열사 사용자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어 상대적으로 서비스에 제한이 있다.

삼성카드는 다음 달 당국의 징계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가장 먼저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획득에 나섰다. 마이데이터에서 사용자 소비·결제 데이터 활용도가 높은 만큼 라이선스 획득이 가장 시급한 계열사로 꼽힌다. 현재는 마이데이터 사업자인 쿠콘과 제휴하고 삼성카드 앱에서 쿠콘 서비스를 연계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보다 앞서 삼성카드는 금융위로부터 데이터전문기관으로 예비지정을 받았다. 데이터전문기관은 금융사를 포함해 다른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익명이나 가명 형태로 받아서 결합해 주는 역할을 한다. 당국의 징계기간이 만료되면 민간기관 정식 지정과 마이데이터 라이선스 예비허가에 이어 본허가 심사 신청까지 시도하게 된다.

삼성카드에 이어 삼성생명도 마이데이터 사업 방향을 검토할 계획이다. 다음 달 징계기간이 완전히 만료되면 본격적으로 사업 방향을 설정할 방침이다. 삼성증권과 삼성화재는 마이데이터 사업자 진출 여부를 아직 검토하지 않고 있다.

한편 이번 마이데이터 신규 예비허가 지정 신청에는 삼성카드를 비롯해 SK증권이 참여했다. 핀테크 기업으로는 베스트핀(담보대출비교 플랫폼), 소셜인베스팅랩(주식SNS), 뱅크몰(주택담보대출 플랫폼), 에이피더핀(온라인 대출중개)이 예비허가 지정을 신청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