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정 서울대 총장이 2일 신년사에서 “올 한 해는 분명히 만만치 않은 시간이 되겠지만, 지성의 힘을 믿고 꿋꿋이 나아가자”라고 말했다.
오 총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극심한 빈부갈등, 정치적 진영대립, 가짜뉴스의 난무 등으로 인해 새해를 맞는 기분이 희망적이지만은 않다”며 “옛 사람들이 말한 '난세'란 아마도 이런 것일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오 총장은 “교육받고 정보를 가진 거대한 대중이 공론장에 참여하고 있지만, 사람들은 현실과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정확한 지식·정보보다는 자기가 듣고 싶은 말, 자기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만을 들으려 한다”며 “멀쩡했던 지식인들이 '오디언스'에 영합해 곡학아세의 궤변을 늘어놓는 일이 흔한 일이 된 지 오래”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그는 이 시점이야말로 서울대와 우리 사회의 '지성'의 존재 의의를 증명할 때라고 역설했다.
오 총장은 “지금의 난세는 '지성의 빈곤' '지성의 타락'이 그 배경에 도사리고 있다”면서 “난세의 원인이라는 것은 거꾸로 지성인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만 한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 총장은 “지성인은 양쪽 진영에서 비난받는 일이 있더라도, 객관적인 분석을 통해 장기적으로 우리 사회에 필요한 비전을 제시하고 설득하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오 총장은 아울러 “세상은 초단기적으로 변화하지만, 서울대는 긴 안목으로 우리 미래의 조감도와 발전 방향을 제시해야 할 것”이라며 “저는 이제 곧 임기를 마치지만 2월 새로 들어설 집행부가 최적의 환경에서 곧바로 일을 시작할 수 있도록 원활한 업무인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다짐했다.
2019년부터 4년간 서울대를 이끈 오 총장은 이달 31일자로 임기를 마친다. 차기 총장 최종 후보로는 유홍림 사회과학대학 교수가 선출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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