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가 운영하는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이 새해부터 재정비에 나섰다. 중고 제품 거래 서비스를 중단하고 거래량이 많은 리셀 부문에 역량을 집중한다. 거래 수수료도 부과한다. 향후 기업공개(IPO)를 대비해 올해 리셀 시장 내 경쟁력과 수익성 모두 증명하겠다는 의도다.
업계에 따르면 솔드아웃은 2일부로 중고 제품 거래 서비스 '솔드아웃 마켓'을 종료했다. 지난해 3월 출시 후 10개월 만이다. 솔드아웃 마켓은 개인간거래(C2C) 모델로 상품 가치가 하락한 'B그레이드' 제품이나 사용 이력이 있는 중고 제품 거래를 중개하는 서비스다. 미사용 신상품을 거래하는 리셀 서비스와 달리 별도 검수 절차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솔드아웃이 빠른 결단을 내렸다고 보고 있다. 지난 10개월여간 서비스 운영을 통해 중고 제품 거래가 리셀에 비해 거래액 성장이 더디고 채산성도 낮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1위 네이버 크림을 쫓는 한편 경쟁업체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핵심 사업에 역량을 결집하겠다는 계산이다.
올해부터는 수익성 제고에도 신경 쓰고 있다. 이달부터 리셀 제품 구매자에게 거래 수수료 1%를 부과하고 있다. 크림이 거래 수수료를 최대 5.5%까지 올린 만큼 추가 인상 여지도 충분하다.
2월부터는 창고 보관 상품 거래에 수수료를 2% 부과한다. 거래 적립 포인트도 판매자·구매자 모두 각각 0.1%, 최대 500포인트(P)로 조정한다. 그간 무료 수수료 정책을 통해 확대한 거래액을 수익화하기 위한 움직임은 계속될 전망이다.
솔드아웃이 서비스 재정비에 나선 것은 최근 리셀 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 자회사 엔엑스이에프(NxEF)는 최근 리셀 플랫폼 '에어스택' 서비스를 개시했다. 무료 수수료·배송비 정책에 가품 발생 시 4배 보상이라는 파격적인 보상안을 내걸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글로벌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 '베스티에르 콜렉티브'도 국내 시장에 진출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 줄곧 2위 자리를 지켜온 솔드아웃도 입지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모기업 무신사가 향후 IPO를 염두에 두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무신사는 최근 몇 년 사이 리셀·부티크·글로벌 등 여러 부문에 걸쳐 덩치를 키워왔다.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는 외형 성장만큼이나 내실을 다지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반면에 솔드아웃 적자 규모는 커지고 있다. 지난 2021년에만 157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또한 무료 수수료 정책을 이어온 만큼 적자가 예상된다. 올해부터는 리셀 사업 경쟁력은 물론 지속 가능성도 입증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리셀 시장에 대기업, 글로벌 기업 진출이 이어지는 만큼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솔드아웃이 대형 기업들에 맞서 시장 내 경쟁력을 증명해낼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