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구는 늘었지만 산업 변화와 함께 인력 부족 문제는 많은 나라가 겪고 있다.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 선진국부터 중국과 같은 노동집약 제조국가까지 세계적으로 인구절벽으로 인한 산업인력 부족 문제가 수년간 제기되고 이에 대한 해결책도 논의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이민정책 확대, 난민 수용 등에 나서고 있고 기업 차원에서는 지역사회 결합, 숙련도 교육 제공 등 방법을 활용해 대응하고 있다.
독일은 이민자와 난민을 수용해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한 대표 사례다. 지난 9월 독일 통계청은 독일 인구가 역대 최대인 84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2021년 말 대비 6개월 만에 약 1%에 달하는 8만2000명이 늘어난 가파른 증가세다. 이는 우크라이나 난민을 적극 수용한 결과다. 지난달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독일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100만명이 넘는 난민을 수용했다.
독일이 적극적으로 이민자와 난민을 수용하는 이유는 초고령사회 진입으로 마주한 인구절벽을 극복하기 위함이다. 우크라이나 난민 수용 이전인 지난해까지도 독일이 발표한 수용 난민은 124만명에 달했다. 2015년부터 시리아 전쟁으로 인한 난민 등 중동 지역 난민을 적극 수용한 결과다.
이민정책도 개방적이다. 2012년 '고학력자 이민을 쉽게 하는 유럽연합(EU) 지침'을 도입했고 2013년부터는 '전문가 이니셔티브'를 가동해 해외 전문인력 수용에 나섰다. 올해 우크라이나 난민 정착을 위해 기초생활수급제도 적용 수준으로 지원하는 한편 직업 중개·교육 등 사회 통합 차원 지원도 마련됐다.
기업들은 지역사회·대학과 협력을 통해 인력을 확보한다. 또 직원들에게 숙련도 향상과 자기계발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기도 하고 우리사주제도를 통해 직원 동기부여를 높이기도 한다.
지난 10년간 미국은 240만개 산업 일자리가 채워지지 않아 2조5000억달러 비용을 감수해야 했다. 맥킨지 출신 저자 3명이 발간한 '티타늄 경제'는 산업기술을 보유한 제조 강소기업인 티타늄 경제기업 성장을 산업인력 부족 해소를 극복하는 사례로 제시했다. 이들 기업이 일류 기술과 조명 등 편안한 근무요건을 마련하고 지역사회 및 대학과 협력하면서 인력을 끌어들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서비스 부문 근로자에 비해 두 배 이상 급여를 제공할 수 있어 인력 유인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유체코팅 및 분무를 위한 펌프기·계량기 등을 생산하는 미국 그래코(Graco Inc.)는 5개 주 교육기관과 자본장비 기부 및 장학금 제공을 내용으로 협력관계를 맺었다. 지난해 130만달러를 투자한 결과 그래코는 포춘지가 선정한 제조 및 생산 분야 최고 대규모 작업장 상위 10위에 반복 선정되고 있다.
직원들에 숙련도 향상과 자기계발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폐기물 관리 기업 카셀라(Casella)는 입사한 직원이 5년 안에 임금을 두 배가량 올릴 방법을 제시하는 경력 발전 교육을 제공하면서 유능한 인력을 유치하고 있다.
김영호기자 lloydmi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