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류현경이 '트롤리'의 밀도를 높였다.
류현경은 최근 SBS 월화드라마 ‘트롤리’에서 혜주(김현주 분)를 향한 강한 적의와 과거의 비극에서 오는 좌절, 그리고 우울한 감정까지 캐릭터가 지닌 내적 갈등과 자신을 둘러싼 인물들을 향한 복합적인 감정을 빈틈없이 표현하며 극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극 중 그가 연기하고 있는 승희는 자신의 쌍둥이 형제인 승호(이민재 분)가 합의금을 노린 혜주의 무고로 인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 캐릭터다. 더욱이 승호의 죽음 이후 땅과 자신에게 집착하는 엄마에게 시달리면서 지옥과도 같은 일상을 보내고 있는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2일 방송에서 그는 죽은 아들을 따라가겠다며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딸을 휘두르려는 엄마 영신을 향한 좌절과 속상함, 그럼에도 하나 남은 가족을 떠날 수 없는 승희의 복잡한 마음을 탁월하게 그려냈다. 그는 엄마의 싸늘함에 당황하면서도 애써 달래는가 하면 “승호 따라 죽겠다”는 말에 제발 그만하라는 애원의 목소리는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자신으로 인해 행복하지 못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남편 기영(기태영 분)을 향한 미안함과 애틋한 마음까지, 류현경은 변주하는 승희의 감정들을 섬세하게 표현하며 캐릭터에 생동감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혜주를 마주한 순간 그 동안 깊이 품고 있던 서늘한 분노를 드러낼 뿐 아니라 적대심 가득한 살벌한 목소리로 날 선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 흥미진진한 전개를 이끌었다.
이처럼 그는 20년 전 사건으로 인해 끊임없이 좌절에 빠져 살 수밖에 없는 승희의 우울함부터, 혜주를 향한 일촉즉발의 차가운 분노까지, 극의 새로운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핵심 인물로 급부상하며 몰입도를 높였다.
폭풍처럼 휘몰아치는 전개 속에서 설득력 있는 명품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류현경. 끊이지 않는 사건 사고로 바람 잘 날 없는 파란 속에서 본격적으로 흑화를 시작한 그가 앞으로 어떤 행보로 극을 이끌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트롤리’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 밤 10시 SBS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이금준 기자 (auru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