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튼튼한 제조업을 기반으로 투자·고용창출 효과가 큰 그린필드형 투자가 활발했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일본의 투자가 대폭 강화된 가운데 유럽연합(EU)·중화권의 투자 비중은 감소했다. 정부는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우리나라가 생산공장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올해도 역대 최대 수준의 외투 유치를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지난해 외국인직접투자가 신고 기준 304억4000만달러로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기존 신고 기준 역대 최대 기록이었던 전년도 295억1000만달러보다 3.2% 증가했다. 도착 기준으로는 180억3000만달러로 전녀도(186억달러)에 이어 역대 2위를 기록했다.
건수 기준으로는 신고와 도착 기준 모두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신고는 3463건으로 전년보다 12.1%, 도착은 2325건으로 전년 대비 12.4% 상승했다.
FDI 집계 방식은 '신고' 기준과 '도착' 기준으로 나뉜다. '신고' 기준은 투자실행 이전에 이뤄지는 신고에 근거해 집계하고, '도착' 기준은 실제 투자된 FDI 금액에 근거해 산정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신고와 도착 기준 모두 활발한 투자세를 보였다.
세부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대폭 증가하면서 투자 확대를 견인했다. 구체적으로 제조업은 전년 대비 149.4%, 기타 업종은 47.7% 증가했다. 다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서비스업은 전년보다 29.6% 감소했다. 제조업 중에서는 섬유·직물·의류(3402.5%), 화공(482.5%), 금속·금속가공제품(399.0%), 전기·전자(135.6%), 식품(82.4%) 투자가 특히 확대됐다. 제조업 중 투자 비중은 화공이 56.4%, 전기·전자 12.0%, 기계장비·의료정밀 11.1%, 운송용 기계 6.7% 순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미국·일본에서 투자가 증가했다. 미국은 지난해 우리나라에 전년 대비 65.2% 증가한 86억90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일본은 15억3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6.3% 투자가 늘었다. 반면에 EU는 80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투자가 36.9%, 중화권은 51억6000만달러로 31.6% 감소했다.
투자 유형별로는 그린필드형 투자가 전년 대비 23.3% 증가한 반면에 인수합병(M&A)형 투자는 28.8% 감소했다. 투자 비중은 그린필드형이 73.3%, M&A형이 26.7%를 기록했다. 그린필드형은 해외 진출 기업이 투자 대상국에 생산시설을 직접 설립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진출 기업이 해외 현지에 존재하는 기업·시설을 인수하거나 합작하는 방식 투자 형태인 M&A형보다 신규 고용창출이나 기술 이전 등에서 산업 파급효과가 크다.
산업부는 세계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도 우리나라가 튼튼한 제조업 기반과 제도개선·유치노력 등에 힘입어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올해도 현금·입지지원,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규제 혁신 등으로 역대 최대 외투 유치를 추진한다.
정종영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국내의 제조업이 튼튼한 분야,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이 큰 분야에 외국인 투자가 많이 들어오는 경향이 있다”면서 “그런 점을 반영해 전기·전자, 금속, 화공 이런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도 첨단전략 기술이나 공정전환 설비투자 부분에 있어서 외투 유치를 지원할 계획”이라면서 “글로벌 스탠더드와 맞지 않는 규제, 그리고 한국에만 있는 규제, 불합리한 규제는 지속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