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1.16% 수준으로 예상한 가운데 정보기술(IT)과 정유·화학, 섬유는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에 제약과 화장품에 대해서는 밝게 전망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2254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기업이 바라본 2023 경제·경영 전망'을 조사한 결과를 3일 밝혔다.
올해 매출 전망치를 비교해 업종별 기상도를 분석한 결과 '맑음' 업종은 제약, 화장품, 전기장비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한파가 몰아칠 업종은 비금속광물, 섬유, 정유·화학, IT·가전으로 조사됐다.
제약은 코로나 특수가 이어지고 있고, 화장품은 중국 소비회복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원자재 비중이 높고, 글로벌 수요에 민감한 업종은 부진한 전망을 보였다.
식품, 자동차, 조선, 의료·정밀은 소폭이지만 매출 증가 전망이 나와 '약간 맑음'으로 분류됐다. 철강, 기계, 목재·가구는 소폭 매출 감소 전망으로 '흐림' 상태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16% 수준으로 전망했다. 국내외 기관 전망치가 1.5~2.0%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기업 현장에서 느끼는 경제 여건이 더 좋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영 환경 악화 속 실적 전망이 비관적인 가운데 투자도 보수적으로 운영한다는 답변이 많았다. 작년과 비교해 올해 투자 계획을 묻는 질문에 '작년과 동일 수준'이라는 응답이 53.5%로 가장 많았다. '작년보다 감소'라는 답변은 33.9%로 작년보다 투자를 늘린다는 기업은 12.6%에 그쳤다.
기업은 올해 한국 경제 위협 요인으로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 '3고(高)' 현상 지속과 내수 소비 둔화를 우려했다. 기업 67.3%가 리스크 요인으로 '고물가·원자재가 지속'을 꼽았고 '내수경기 침체'(38.2%), '고금리 지속'(29.2%), '원부자재 수급 불안'(17.8%) 순이었다.
김현수 대한상의 경제정책 실장은 “경제 어려움은 코로나 정상화 과정에서 전 세계 모든 나라가 겪고 있는 문제인 만큼 누가 선제적이고 확실한 대응책을 펼치느냐에 따라 경기 회복기의 득실이 달려있다”고 말했다.
정다은기자 dand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