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3]<현장에서>미래를 책임질 고민

“이제는 비즈니스를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비전과 혁신이 요구됩니다.”

LG전자 한 임원은 CES에 여러 차례 참가했지만 갈수록 고민이 커진다고 한다. 과거에는 그 해 판매할 제품 중심으로 CES 전략을 세웠지만, 이제는 좀 더 먼 미래까지 생각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LG전자가 이달 5~8일(현지시간) CES 2023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설치한 광고판
LG전자가 이달 5~8일(현지시간) CES 2023이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설치한 광고판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인 CES에는 구글,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을 포함해 3000개가 넘는 혁신 기업이 참가한다. 그중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는 참가기업 중에서도 가장 큰 전시관을 운영하는 동시에 세계가 주목하는 제품을 선보인다.

올해 역시 두 기업은 CES에서 가장 주목 받는 기업이다. 양사는 글로벌 TV 시장 1·2위에 걸맞게 네오 QLED, 올레드 TV 등 시장을 선도할 신제품을 공개했다. 세탁기, 냉장고 등 혁신 가전과 함께 스마트홈 플랫폼을 활용한 초연결 라이프스타일까지 소개하며 트렌드를 주도한다.

삼성, LG를 바라보는 세계의 눈이 많아질수록 이들의 혁신 고민도 깊어진다. 특히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최대 규모 오프라인 행사인 CES 2023에서는 더더욱 고민이 크다. 팬데믹 이후 달라진 사용자 라이프스타일과 경기침체, 소비 패턴 변화 등 바뀐 시장지형을 고려한 전략 제시가 필요하다. 더구나 삼성, LG라는 위치에 걸맞는 글로벌 시장과 사회에 기여하는 노력까지 요구하고 있다.

전자모빌리티부 정용철 기자
전자모빌리티부 정용철 기자

다행히 CES 2023에서 이들이 제시하는 제품과 방향성은 그간 고민을 상당 부분 녹였다. 삼성과 LG는 전시관부터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데 이어 TV, 냉장고 등 주력 품목에도 친환경 노력을 강조한다. 두 회사는 각각 지속가능존, ESG존 등 별도 전시 공간을 마련, 친환경과 장애인 접근성 등 활동을 글로벌 관람객에 소개했다.

과거 하드웨어(HW) 우수성을 바탕으로 단일 제품 소개에 집중했던 것도 새해 들어 큰 변화를 맞았다. 두 회사 모두 가장 힘을 준 메시지는 '연결성'이다. 개별 가전을 연결해 새로운 사용경험을 제공하며 미래 라이프스타일까지 제시했다.

CES 언베일 행사 현장
CES 언베일 행사 현장

이런 트렌드는 글로벌 전 산업군에서 강조되고 있으며, CES 2023에서도 핵심 아젠다 중 하나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과 존 메이 존디어 회장 등 주요 기조연설 역시 '지속가능성'과 '변화된 소비'가 핵심 주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 LG 등 우리 기업이 세계 최대 IT 전시회에서 핵심 아젠다를 선도하고, 선제적 비전을 제시한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 그동안 우리 경제성장을 견인해 왔던 전자산업의 미래까지 밝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벌써 내년 CES는 어떤 혁신 고민의 결과가 나올지 기대된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