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 투자처로 떠올랐던 패션 플랫폼이 시장 침체로 인해 잇달아 사업을 정리하고 있다. 투자 혹한기가 길어지면서 자금력 있는 플랫폼으로 흡수되거나 사업 종료 수순을 밟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일 업계에 따르면 1세대 패션 플랫폼업체 '패션플러스'가 운영하는 '스타일크루'가 다음달 말 서비스를 중단한다. 스타일크루는 20·30층을 타깃으로 지난 2021년 3월 론칭한 큐레이션 편집숍이다. 6개월 만에 월 거래액 10억원을 돌파하며 초반 흥행을 일으켜 업계 관심을 받은 바 있다.
패션플러스는 스타일크루 서비스를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하고엘앤에프에 양도한다. 새로운 서비스는 오는 3월 선보일 예정이다. 패션플러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2023년 3월 이후 온라인 쇼핑몰 '스타일크루'의 서비스 품질 제고 및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고자한다”며 “이에 따라 스타일크루 서비스는 1월 31일부터 순차적으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스타일크루 서비스 운영을 맡은 하고엘앤에프는 온·오프라인 유통망과 자체브랜드(PB) 제작 등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로 최근 신규 패션 브랜드에 전략적 투자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앞서 작년 10월 말에는 1세대 패션 플랫폼 힙합퍼가 서비스 운영을 공식 종료했다. 힙합퍼는 무신사와 함께 2000년대 초반 스트릿 패션 문화를 일궜다는 평을 받았다. 꾸준히 사업을 확장해오며 연 매출 2000억원대로 성장했고 2018년 패션 브랜드 지고트, 아이잗바바 등을 전개하는 중견 패션업체 바바패션에 인수됐다. 힙합퍼는 인수 4년 만에 서비스를 공식 중단했다.
지난달 스타일쉐어는 서비스를 시작한 지 11년 만에 운영을 종료했다. 스타일쉐어는 무신사가 지난 2021년 인수한 패션 커뮤니티 및 유통 플랫폼으로 10대 여성 고객 비중이 높다.
무신사는 실질적인 사업 시너지를 만들기 위해 스타일쉐어를 무신사 스토어로 흡수 통합하기로 결정했다. 개발과 상품 조직을 통합해 운영 효율화를 꾀해 급변하는 시장 반응에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테크 부문 조직 개편에 이어 스타일쉐어가 보유한 커머스 기능과 커뮤니티 운영 노하우를 무신사 스토어로 일원화한다. 중복된 기능은 하나로 합쳐 효율성을 높이고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같은 시점에 인수한 29CM은 독립경영을 이어간다.
업계 관계자는 “새해 대내외적 경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투자 혹한기가 장기화 될 것”이라며 “경쟁이 치열한 플랫폼 시장에도 변화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패션플러스 '스타일크루'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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